김남국 코인 파장에 직격탄 맞은 이재명, ‘늦장 대응’ 비판 분출
목소리 커진 비명계, 민주당 위기 탈출은 이재명 대표체제 손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비롯해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에 이어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기 의혹까지 연이어 터지는 악재에 지지율이 크게 휘청이며 위기를 맞은 가운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종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탈출구를 찾아 나선 모습을 보여주면서 급기야 이재명 대표의 퇴진론도 다시 고개를 드는듯한 기류가 엿보였다.

◆ 김남국 코인 투기 후폭풍, 늦장 대응에 이재명 퇴진론 다시 부상?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부터 ‘이재명 퇴진론’은 사실 꾸준히 이어져 왔었지만 지난 2월 국회로 넘어온 체포동의안이 부결되고 이어 터진 전대 돈봉투 사건으로 잠시 소멸된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늑장 대응 논란으로 확대되어 다시 당내에서 분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일각은 관측했다.

또한 이 대표의 퇴진론에 핵심인 리더십 논란은 전대 돈봉투 살포 사건보다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 원대 코인(가상화폐) 투기 의혹 파장이 치명타를 입힌 듯한 모양새였는데 이는 이 대표가 많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재산상의 피해를 안겨다 준 민생 문제와도 연관된 가상자산 문제에 대해 온정주의와 제 식구 감싸기 같은 행태를 보이며 제대로 원칙적인 대응을 하지 못해 여론까지 등 돌리게 만든 책임을 당대표에게 물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커져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친명계’(친이재명계)가 독식했던 친명체제에서 ‘비명’으로 분류되는 박광온 원내대표가 지도부에 합류하면서 그간 움츠리며 발톱을 숨기고 있던 비명계와 중도 성향의 의원들이 하나 둘씩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소신 발언을 하기 시작하자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위기감은 가중되어 가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체제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는데, 실제로 비명계 의원에 이어 최근 대학생위원회나 청년정치인 등 원외에 있는 민주당의 2030 세대들이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를 빌미로 하여 결집하면서 당의 미흡한 코인 사태 대응 태도와 당의 부도덕성을 지적하고 나선 모습이 이어졌다.

◆ 李 겨냥한 불만 목소리 속출, 김종민 “이재명의 시간, 무한정 아냐”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좌), 이재명 의원이 지난 18일 인천 계양산에서 자신의 지지자들과 만남을 갖고 있는 모습(우). 사진 / 시사포커스DB(좌), ⓒ뉴시스(우)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좌), 이재명 의원이 지난 18일 인천 계양산에서 자신의 지지자들과 만남을 갖고 있는 모습(우). 사진 / 시사포커스DB(좌), ⓒ뉴시스(우)

실제로 지난 12일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와 17개 시·도당 대학생위원회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투자 논란은 민주당의 무너진 도덕성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민주당은 더 이상 20대에게 지지받는 정당이 아니다. 현재 민주당은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를 벗어난 정당이 됐다. 국민 다수가 민주당에 불신을 보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혁신의 필요성을 띄우고 나섰다.

같은날 이동학 등 8명의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민주당의 정치는 죽어가고 있다”며 “우리가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건 국민의힘이 아니라 국민이다”고 지적해 사실상 정부·여당만 때리기를 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체제의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나선 모습도 보여줬다.

더군다나 중도 성향의 조응천 의원도 전날(16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김남국 의원이 누구냐. 자타가 공인하는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아니냐”고 지적하면서 “그런 사람이 비위에 연루돼 벌써 열흘 가까이 지났는데도 (이재명 대표와 당 지도부는) 제대로 맺고 끊고 하는 게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비명계로 분류되는 김종민 의원도 같은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지금 당장 (이 대표를) 흔들고 내려오라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조만간 취임 1년이 된다. 그때 이 대표에게 그간 ‘당을 제대로 혁신했느냐’를 따지면 된다”며 “그런 점에서 이재명 대표의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사실상 책임론 차원에서 ‘이재명 퇴진론’을 촉구하고 나설 가능성을 예고했다.

특히 김종민 의원은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됐을 때 두 가지 이야기를 했다. 하나는 ‘이재명이 대표가 돼야 민주당을 혁신할 수 있다’였고, 두 번째는 ‘이재명만이 윤석열 정권에 맞서 싸워서 이길 수 있다’였는데 과연 1년 동안 이 대표는 우리 당을 제대로 혁신해서 정말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당으로 바꿔났느냐”고 반문하면서 “되려 방탄·팬덤 정당이 되고 오히려 문재인 정부 때보다 훨씬 더 심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부정평가를 내렸다.

뿐만 아니라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같은날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하여 “국민들 시각으로 볼 때는 굉장히 조치가 미흡하고 늦었다”며 “실기한 측면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해 이렇듯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퇴진론’을 준비하는 모습까지 보여 사실상 이 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며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흘렀다.

◆ 이재명 위기감 감지한 친명계, 정성호 “김남국에 온정주의 말고 엄하게 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좌)와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우). 시사포커스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좌)와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우). 시사포커스DB

반면 그래서인지 친명계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며 이재명 대표에게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에 대해 강경 대응을 당부하는 모습도 보여줬는데, 실제로 ‘친명계의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17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김 의원의 코인 투기 의혹 대응과 관련해 “저는 이재명 대표에게도 온정주의라든가 내 식구 감싸기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엄하게 해야 한다고 말씀 드렸다”고 밝혔다.

더욱이 정성호 의원은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기 의혹에 대해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 “김남국 의원은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낮은 자세를 취했어야 한다. 본인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꾸짖어 사실상 김남국 의원으로 인해 이재명 대표체제가 흔들리고 있음을 직감한 듯 김 의원을 향해 에둘러 불만을 표출하면서 이 대표에게 불똥이 튀지 않게 차단하려고 애를 쓰는 듯한 분위기였다.

다만 국민의힘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김 의원의 코인 투기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도마뱀’이라는 이미지에는 머리에 이재명 대표, 꼬리에 송영길·김남국·윤미향이 있다”고 쏘아붙이면서 “아무리 꼬리를 잘라봤자 몸통은 이재명 대표인 것”이라고 공세했다.

이어 장 청년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겨냥해 “(이들을 윤리특위에 선뜻 제소하지 못하고) 시간을 끄는 이유는 결국 도마뱀의 몸통이 이재명 대표이기 때문”이라면서 “송영길 전 대표는 당 대표를 하면서 대선 경선 때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하게 당을 운영했다고 민주당내 친문·친낙들이 비판을 했다. 그리고 김남국 의원의 경우는 7인회 소속이고 대선 과정 때 수행실장도 했다. 결국 이 꼬리들이 전부 다 몸통인 이재명 대표의 측근이다. 그래서 시간 끌기로 나올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더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이재명 대표가 김남국 의원에 대한 여야 공동 징계안 발의에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을 지적했고, 이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해 김남국 의원을 포함한 ‘처럼회’ 등의 친명 의원들이 호위해 준 점을 예로 들며 “이 대표가 (김남국 의원을) 손절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꼬집으며 공격에 가세했다.

◆ 李 대선후보 예비경선 기탁금이 대장동 수익금?, 사법리스크도 여전히 발목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좌)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사진 / ⓒ김용 페이스북(좌), 시사포커스DB(우)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좌)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사진 / ⓒ김용 페이스북(좌), 시사포커스DB(우)

 

한편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이 대표가 2021년 대선 후보 예비경선 기탁금으로 납부한 1억원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에게서 받은 범죄 수익금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검찰이 수사 중에 있다는 보도까지 나와 눈길을 끌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김용 전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불법적으로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8억 4700만원의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는 상황인데, 실제로 중앙일보의 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6월 28~29일 이 대표의 농협 계좌에 3억 2500만원이 입금됐는데 이때 이 대표가 일부 금액인 1억원을 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 기탁금으로 썼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측의 변호인단은 이날 즉각 입장문을 내며 이 대표의 대선 후보 예비경선 기탁금의 출처가 대장동 일당에서 나온 것이라는 주장과 관련해 “이 대표의 경선 기탁금 1억 원이 김용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으로부터 받은 돈이라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악의적 언론플레이”라고 반발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검찰이 김 전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받았다는 6억원의 사용처를 입증하기 어려워지자, 이 대표 경선 기탁금으로 사용된 것처럼 언론을 통해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아니면 말고 식의 악의적 기사가 나오도록 하는 것에 대해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무엇보다도 이재명 대표는 각종 의혹으로 여전히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져 있어 사실상 자신의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는 형국에서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기 의혹에 대한 늦장 대응 문제에 대한 책임론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으로 보이며, 특히 오는 8월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 이 대표를 향한 당내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으로 이 대표의 거취 향방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그 결과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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