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5일 김기현 대표가 최재형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안 받아들이고 새로운 안을 만들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단순히 이준석 전 대표가 만든 혁신위란 이유만으로 다 배제하고 가겠다는 건 굉장히 비생산적”이라고 비판했다.

혁신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한 천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재형 혁신위에서 나름대로 저희가 열심히 몇 달 간 해가지고 만든 안들이고 최재형 혁신안의 내용도 꽤 좋은 것들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인간 이준석이 마음에 안 들 수는 있는데 그렇다고 해가지고 이 전 대표가 했던 것 중에 특히 국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던 것들까지 우리 당이 다 버리고 간다고 하면 지금의 이 어려운 지지율 국면을 어떻게 하겠나”라며 “굳이 최재형 혁신위까지 이런 식으로 뭔가 빼고 간다고 하는 마이너스 정치의 기조를 계속 이어갈 필요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천 위원장은 혁신안 중 PPAT라는 자격시험은 폐지 수순이라는 데 대해서도 “이게 무슨 시험으로 국회의원들 줄세우기 하는 것처럼 그런 취지가 아니라 이번 지방선거 때 PPAT 보신 분들 알겠지만 정말 기본적인 자료해석능력, 독해능력 안 되는 분들 걸러내자. 그러니까 국민의힘의 공천이라는 게 최소하느이 자격심사, 어떤 능력 인증된 거를 인증마크 찍어드리자 개념”이라며 “1등부터 줄 세워가지고 1등 공천하겠다 이런 게 아닌데 이런 식으로 PPAT의 어떤 기조를 왜곡해서까지 이 대표의 흔적이 묻어있는 제도들은 다 없애겠다고 가는 거 아닌가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아직까지도 우리 당 지지율이나 총선 승리보다 대통령 심기경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다. 이 대표 혁신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며 “우리 당에서 다양성과 자유라고 하는 어떤 가치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어떤 정당이든 원보이스로 무작정 달려 나갈 때 당 지지율이 떨어진다. 국민 생각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당이 다양한 생각을 못하는 경우엔 이건 국민들과 멀어지는 것”이라고 현재 당 상황에 일침을 가했다.

이 뿐 아니라 이 전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결국 기득권 세력이 가장 불편하게 생각했던 것은 ‘의정활동을 수행할 최소한의 능력을 갖춘 사람을 걸러내자’라는 시도였던 것 같다. PPAT가 어려운 시험도 아닌데 폐지하겠다고 매번 난리인 걸 보면 이제 다시 ‘당에 대한 헌신’ 같은 계량화도 안 되고 권력자가 내려꽂기 좋은 지표들을 다시 공천에 도입하려나 보다”라며 “대통령은 공직사회에 실력주의와 능력주의를 강화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당의 공천은 그 반대로 가겠다고 하니 가관”이라고 한 목소리로 직격탄을 날렸다.

다만 국민의힘에선 이날 김민수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최 전 혁신위원장이 제출한 건의안을 쓸 계획이 없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김 대표는 혁신위가 마련한 건의안을 보고받은 후 검토하고 있고, 도입 가능한 사항을 실무적으로 파악하라고 지시한 바는 있지만 혁신안 폐기를 지시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하면서 “김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압도적 승리로 이끌기 위해 ‘안정 속 개혁’이란 모토 아래 위 건의안을 포함한 정치개혁과 국회·당 개혁 과제 등 필요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한 의견도 폭넓게 수렴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