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시간이란 말만 알려져서 52시간 근로제가 69시간으로 늘어난 것으로 비쳐진 측면 많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보완을 지시한 데 대해 “이해관계자들 전체 의견을 다시 듣고 우리 당 입장을 정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고용노동부안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에 “지금 주69시간이라는 말만 알려져서 마치 주52시간제가 주69시간제로 늘어난 것처럼 비춰진 측면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임이자 의원이 ‘근로시간제도 개편 방향 토론회’를 열고 주장한 내용을 들어 “임 의원의 경우에도 오히려 근로자들에게 훨씬 도움이 되는 건데 안타깝다는 입장”이라며 “일부 MZ세대 중에서 ‘개편안을 시행하면 몰아서 일한 뒤에 길게 휴가를 간다지만 그 휴가가 보장되겠느냐’는 의구심이 많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부분을 점검하는 기관을 만들어 (준수되지 않으면) 신고를 받겠다는 것인데, 이대로 일단 시행해보고 점검하자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라면서도 “국민의힘도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의견을 듣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당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당 지지도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정부의 ‘근로시간제도 개편안’을 들어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69시간이라는 프레임으로 과도한 노동만 강조되면서 입법 취지와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국민들에게 비쳐 국민적 비판에 직면했다”며 “저희들이 다시 한 번 대통령께서 지시한 바에 따라 국민 여론도 청취하고, 또 필요하면 업종이나 규모, 성격에 따라 필요한 부분에 대해 국민적 설득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여론 수렴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에게 실시한 정당 지지도 집계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보다 4%P 하락한 34%를 기록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1%P 상승한 33%로 나왔고 최대 주 69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게 하는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서도 ‘바쁠 때 몰아서 일하고 길게 쉴 수 있어 찬성’이란 응답은 36%, ‘불규칙·장시간 노동·삶의 질 저하가 우려돼 반대’란 응답은 과반인 56%로 나왔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선 이날도 박홍근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주69시간은 무리고 주60시간은 가능한 근거가 뭔가. 대충 몇 시간 줄인다고 비판이 가라앉을 리 만무하다”며 “장시간 노동제는 세계 흐름과 반대로 가겠다는 역주행 선언이다. 제발 이번 노동시간제 개편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우리 사회 전반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영향을 면밀히 살피며 대응하라”고 윤석열 정부를 맹폭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MZ세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주문한 윤 대통령 발언도 꼬집어 “노동시간제는 MZ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다. 같은 문제제기에 세대를 갈라 다르게 반응하는 나쁜 의도로 국민을 기만해선 안 된다”며 현 근로기준법상 규정된 법정 근로시간이 40시간이란 점을 내세워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주69시간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철회하는 것”이라고 거듭 보완이 아니라 폐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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