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을 이용해 구청을 찾은 민원인들 속앓이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가 15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전공노는 정부가 마련한 공무원노조법에 단체행동권(파업권)이 빠져 있다면서 ‘완전한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공무원에게 단체행동권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전공노의 총파업 강행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는 파업공무원 엄벌방침 거듭 밝혔다. 이러한 형제와도 같은 정부와 공무원 노조의 대립이 극을 달하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 노조가 준법투쟁을 선언한 지난 10일 마포구청 교통행정과 찾은 기자는 민원인들의 불편을 몸서리쳐지게 느꼈다. 복잡하고 단계를 거쳐야하는 자동차관련 민원처리는 한시간이 넘어서기가 일수다. 깔금하게 리모델링된 마포구청 교통 행정과에 오전11시 30분쯤에 도착한 민원인들은 영문도 모른 체 점심시간이 끝나는 1시까지 꼬박 애를 태우며 공무원들이 업무에 복귀하기를 기다렸다. 점심시간 12시가 되자 곰무원들이 물 밀 듯이 나가버린 교통행정과 내부는 형식적으로 직원 한 명만이 지키고 있었다. 민원인들은 남은 직원을 노려보고 남은 직원을 보호하듯 녹색복장을 한 공익근무요원들이 민원인들의 주위를 살폈다. 또한 공무원노조파업에 동참한 직원과 업무에 참여한 직원과의 상기 된표정과 고성으로 실내등을 껃다 켰다 하는 그들의 실랑이를 보면서 쓴 담배를 물어야 했다. 점심시간은 물론 삼삼오오 잡담을 나누는 업무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업무 복귀 시간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직원이 있는 상황에서 마포구청 교통 행정과는 누가 주인인지 알 수 없었다. 또한 방송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곤란해하는 한 공무원의 모습을 볼 때 우리에게 "단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또한 아무 말도 못하고 공무원들이 자리에 않기만을 기다리는 민원인들은 힘없고 나약한 우리 국민들을 모습 그 자체였다. 업무시간이 지나서 도착한 공무원의 창구에 민원관련 업무를 대행하는 업자들에게 밀려 또다시 긴 줄을 늘어서는 민원인들의 모습을 보고 "점심시간은 잘지키는데 업무시간은 잘 지키지 않는군요"라며 시계를 노려보던 기자의 말에 상기된 표정의 담당 공무원의 흥분되고 불안한 눈빛을 뒤로하고 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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