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 국운, 택뢰수괘와 중택태괘에 해당...여야와 남북관계 전망
“수(隨)는 따른다는 뜻이고, 태(兌)는 기뻐한다는 뜻이다”
“때에 따르라고 했는데 이대로 가면 막혀서 올해 기쁜 일이 없다”

                                        2022년 1월 자택에서의 대산 선생 모습 (사진 / 이찬구 기자)
                                        2022년 1월 자택에서의 대산 선생 모습 (사진 / 이찬구 기자)

올해는 2023년 계묘년이다. 계묘년은 음력을 기준으로 말하니까 설날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사람들 마음은 벌써 계묘년 토끼 해를 맞이한 것 같다.

오늘(1일) 아침, 해마다 새해 국운(國運)을 주역의 괘로 풀이해주는 대산 김석진(96세) 선생을 외람되지만 자택방문을 못하고 전화로 인터뷰했다. 지금 서울 송파에 거주하고 있다. 한동안 날씨가 추워서 풍납 토성 산책을 못 했다고 한다. 전화 속 목소리는 까랑까랑했다. 

대산선생은 작년 2022년의 국운을 천화동인괘와 택화혁괘로 보았다. 대통령을 뽑는 국운이었으니 바꿀 혁(革)이 나왔다. 괘는 특정인의 유불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국운의 흐름을 보고 길흉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새 대통령을 뽑았지만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지난 1년 동안 서로 머뭇거리며 온 형국이었다. 바꿀 혁에는 지속적인 힘이 필요한데 무언가에 막힌 것처럼 힘을 잃었다.

기자는 그래서 새해의 국운이 더욱 궁금했다. 대산선생은 “계묘년이 택뢰수괘와 중택태괘에 해당한다”고 괘부터 알려줬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어려운 말이지만, 핵심은 수(隨)괘와 태(兌)괘이다. “수(隨)괘는 따른다는 뜻으로 체(體)가 되고, 태(兌)괘는 기뻐한다는 뜻으로 용(用)이 된다. 기쁜 일을 얻으려면 먼저 때에 따라야 한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자는 ‘때를 따른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여쭈었다. “여름철에는 선풍기를 설치하고, 겨울철에는 난로를 설치해야 하는데 반대로 해도 일은 한 것이지만 때를 어겨 헛일한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일은 열심히 하면서도 여름철에 난로를 설치하고 있는 것인가? 기자가 보기에도 여야도 막혀있고, 남북도 막혀있다. 우리나라 국운은 여야와 남북의 관계로 압축되는 것인데, 가장 중요한 두 곳이 막혀있다는 것은 좋은 징조가 아니다.

그러면 어떻게 난국을 타개할 것인가?

대산선생의 말씀이다. “강 대 강의 대립은 옳은 길이 아니다. 서로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 지난 정부는 북한에 너무 양보만 해서 새 정부는 강하게 나가겠다고 한다. 맞는 말이지만, 북쪽도 강한 데다 남쪽도 강하면 결과는 하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그러면 여야 관계는 어찌해야 합니까? “여야는 양보하는 것이 아니고, 서로 화해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무엇이 다른가요? “남북이 서로 양보한다는 것은 민족을 위해서고, 여야가 화해를 하는 것은 국민을 위한 것이다. 때에 따르라고 했고, 기쁜 일이 있다고 했는데 이대로 가면 막혀서 올해 기쁜 일이 없다. 국민들 입에서는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칠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자는 다시 여쭈었다. 새해 기쁜 일이 생기게 하는 방법이 무엇입니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설명해 주었다.

“아까 말한 바와 같이 올해는 따르는 수(隨)괘와 기뻐하는 태(兌)괘인데, 기뻐하는 길은 서로 따르는 데 있다. 따르지 않으면 기쁨이 없다. ‘따른다는 것’은 수시변역(隨時變易)하는 것이다. 때를 따른다는 것은 때에 맞게 변하고 바꾼다는 말이다. 때가 왔는데도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이룰 수 없다. 그렇다고 엉뚱한 일을 해서도 안 된다. 때에 적중해야 한다. 기쁨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고 때에 따라, 때에 맞게 바꿀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고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2022년 1월 자택에서의 대산 선생 모습 (사진 / 이찬구 기자)
                                            2022년 1월 자택에서의 대산 선생 모습 (사진 / 이찬구 기자)

대산선생은 이 말을 다시 지시식변(知時識變)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때를 알고 변하고 바꿀 줄을 알아야 한다는 지시식변(知時識變)이 올해 정치, 외교, 국방에 필요한 시대정신”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바꾸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됩니까?

“여야와 남북이 이대로 막힌 채로 가면 관계가 악화되고 모두가 어렵게 된다. 서로 어긋나 있는 것을 때에 맞게 바꾸고, 서로 상대에 맞추어 막힌 곳을 뚫어야 한다. 언제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지금 참으로 어려운 때”라고 걱정했다.

“서로 강(强)으로 맞서면 양보나 화해가 어려울 테지만 지도자의 결단이 이때 필요한 것이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면 일이 안 된다”고 뒤띔했다. 

마지막으로 대산선생은 “지도자가 국민에게 기쁨을 먼저 주면, 국민은 나라를 위해 자기의 수고로움도 잊고 목숨까지 바친다”는 태(兌)괘의 말씀을 들려 주었다. 어느 위치에 있건 이 시대 지도자들이 명심할 말로 들린다.

(* 대산선생님 말씀은 출전(시사포커스)을 밝히고 인용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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