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없애지 않으면 나라 망하는 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24일 대통령직 인수위가 통일부와 외교부의 통합 등을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내놓은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대중 도서관에서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통일부는 통일에 대한 열망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며 "통일부를 없애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는가"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번(대선) 같이 크게 진 일이 없었다. 나도 충격을 참 많이 받았다"며 "야당이 없어지면 민주주의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불안감이 있다. 반성하면서 거듭나면 50년 정통야당의 맥을 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과의 합당을 추진 중인 대통합민주신당에 사실상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이 상당히 가혹한 심판을 정확히 했는데 그러나 부모가 자식에게 심하게 해놓고 애잔한 심정도 있고 야당이 없어지면 민주주의가 위험하다는 걱정도 있다"며 손 대표를 격려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손학규 대표는 50년 전통야당의 계승자라는 자부심을 가져달라"면서 "감동과 믿음을 준다면 국민들이 양당 체제를 복원해 주실 것"이라며 "막중한 책임감으로 야당의 전통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손 대표가) 한나라당에 있을 때도 극우 보수의 입장을 가진 것은 아니지 않느냐.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국가보안법 폐지에도 찬성했다"며 "손학규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헌신적으로 (노력)한데 대해 당원과 국민이 평가해서 압도적으로 표를 밀어준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손학규 대표도 "선거를 통해서 많은 것을 생각했고 반성하게 된다"며 "국민의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국민 뜻을 받드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느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도 "의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민심"임을 강조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예방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는 전날 손학규 대표가 "물러나는 대통령이 이런 문제에 간섭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도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각을 세운 것과 또 다른 분위다.

이날 회동에는 신계륜 사무총장, 이기우 당대표비서실장, 우상호 대변인,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최경환 비서관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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