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본격 경쟁 시작된 제로 탄산시장…5년간 142.41% 증가
희석식 소주 시장, 처음처럼 새로가 돌풍 일으키고 진로가 막차
업계, “건강에 안 좋은 술‧탄산 섭취에 제로슈거는 좋은 핑계 제공”

음료 및 주료시장 제로슈거 제품 라인업이 확대되고있다. ⓒ시사포커스DB
음료 및 주료시장 제로슈거 제품 라인업이 확대되고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음료 및 주류시장에서 제로슈거 제품 라인업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 대체당 및 맛을 표현하는 기술력이 향상하면서 과거 제로 탄산음료 등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됐고 내년부터 주류도 영양성분 표시를 시작하면서 이를 확인하고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에서 라인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음료 및 주류시장에서 라인업 확대는 헬시플레저 트렌드 지속에 따른 결과라는 의견도 다수 존재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내 제로슈거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189억 원으로 지난 2016년 903억 원보다 142.41% 증가했다. 또 올해 제로슈거 탄산시장은 작년보다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올해 제로슈거 주류시장에는 처음처럼 새로가 돌풍을 일으켰고 이에 대응해 진로가 내년에 제로슈거 콘셉트로 리뉴얼 출시하면서 제로슈거 주류시장도 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탄산음료와 술이 몸에 좋은 것이 아니라 헬시플레저 트렌드 영향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제로슈거는 소비자에게 좋은 핑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로 슈거 제품이라고 해서 과거처럼 맛이 특별히 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의 망설임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탄산음료에서도 올해 제로슈거 트렌드가 지속됐고 제품 라인업은 지속 확장되고있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제로 음료 출시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드라마틱하게 성장했다. 제로 제품 출시 직전인 지난 2020년 실적은 전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익 모두 하락했었다. 롯데칠성은 작년 1월 펩시 제로슈거, 2월 칠성사이다 제로, 지난 4월 탐스 제로, 5월 핫식스 제로 제품을 출시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은 작년과 비교해 1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칠성음료 전체 탄산음료 중 제로 탄산음료 판매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20%를 차지한다고 알려졌고 이는 작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펩시 제로슈거의 경우 작년 1월 출시이래 지난 9월말까지 250㎖기준으로 4억5000만 캔 가량 팔렸고 올해 말까지 누적 판매량 5억 캔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칠성사이다 제로도 작년 2월 출시 이후 연간 1억 개 이상 판매됐다.

한국코카콜라도 전체 탄산음료 매출에서 제로 탄산 제품군 매출 비중이 올해 상반기 기준 26%까지 늘어나는 증가세가 이어졌다. 코카콜라는 지난 2006년 코카콜라제로를 출시했고 제로 탄산음료 시장을 독점했지만 시장을 크게 키우진 못했다. 작년부터 롯데칠성이 제로 탄산음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시작했다. 펩시 제로슈거와 칠성사이다 제로가 나온 다음달인 코카콜라 제로 레시피를 변경해 오리지널 맛에 보다 가깝도록 업그레이드 한 바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34세 남성 소비자는 “작년 펩시 제로슈거가 나온 이후로 탄산은 제로만 먹고있는데 개인적으로 기존 탄산음료보다 오히려 맛있다”고 밝혔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한다고 밝힌 한 20대 소비자는 “최근에 나오는 제로콜라는 맛있다"라며 "다이어트나 건강을 생각하다보니 제로를 찾게 됐다”라고 말했다.

동작구 한 배달전문업체는 “최근엔 사이드 음료에서 제로콜라를 선택하는 비중이 늘고 있어 이전보다 더 많은 양을 확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제로탄산을 선택하는 데는 다양한 대체감미료와 향이 사용되면서 과거 제로 탄산 맛은 밍밍하다, 부족하다라는 류의 불만이 사라지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희석식 소주 시장에 제로슈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9월 출시한 처음처럼 새로가 놀라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하이트진로도 내년 초 진로를 제로슈거 콘셉트 제품으로 리뉴얼한다.

우선 지난 9월 처음처럼 새로는 출시 한 달 만에 680만 병이 팔리면서 흥행 조짐이 보였다. 지난달 기준 처음처럼 새로 누적판매량은 2700만 병 가량으로 집계됐다.

처음처럼 새로는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 이후 16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 소주기도 하고 증류식 소주를 첨가해 부드러운 맛을 강조하며 주류 업계에 불었던 증류식 소주 열풍에도 대응했다. 아울러 도자기의 곡선미와 물방울을 형상화한 투명병 등 차별화된 패키지가 시선을 끌었고 2030세대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했다. 또 그동안 소주 모델로 연예인 등이 맡아왔던 것과 달리 새로구미라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진로의 두꺼비를 의식해 IP사업도 진행할 것이라는 업계 중론이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도 다음달 9일 제로슈거 콘셉트로 진로를 출시하며 막차를 탔다. 하이트진로는 건강 중시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리뉴얼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시대 흐름과 트렌드 리딩을 위해 진로 리뉴얼을 진행하게됐다”고 밝혔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처음처럼 새로의 제로 트렌드 돌풍에 진로 입장에서 맞불을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라며 “엄밀히 말하면 진로는 이번 제로 트렌드에서는 리딩이 아닌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잃지 않기 위한 조치면서 롯데의 도전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이는 형상이다”라고 말했다.

무학 좋은데이는 이미 제로슈거 소주시장에 작년 9월에 진입했고 대선주조는 지난 1월 제로슈거 제품을 선보였다.

이들 모두는 희석식 소주다보니 과당이 완전히 빠진 제로슈거라고 보기보다는 대체당(에리스리톨, 타우마틴 등)이 첨가됐다고 보면 된다. 제로슈거 열풍은 내년 부터 주류 제품 열량 자율표시제가 확대된다. 이에 따라 소주도 영양성분 따지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견해다. 결국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내년에도 연장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도주와 제로슈거 경향성이 진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