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산문화를 물어 본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동아시아사 1번 문제
홍산문화를 물어 본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동아시아사 1번 문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당국이 학생들이 이의 신청으로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오늘(29일) 최종적인 정답을 확정 발표한다.

수능 시행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오늘 오후 5시 홈페이지에 지난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의 이의심사 결과와 최종 정답을 공개한다.

이번에 제기된 영역별 이의신청 건수는 영어문제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349건(52.6%)를 차지했다. 그 외에 “동아시아사” 과목이 포함돼 있는 사회탐구에는 27개 문항에 115건이 접수되었고, 한국사는 2개 문항 15건 등으로 이의신청이 이뤄졌다.

그런데 사회탐구 속에 포함되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늦었지만 개선 차원에서 이의 제기를 한다면 “동아시아사” 1번 문제로 출제된 ‘홍산문화’(중국식 발음 훙산문화)에 관한 내용이다.

문제를 검토하기 전에 그 문제가 출제된 교과서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다. 2017년 교육부 검정 고등학교 “동아시아사” 교과서에는 신석기문화를 설명하면서 홍산문화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미래엔 교과서의 경우 동아시아 각 지역의 신석기 문화에 대해 “황허강, 창장강, 랴오허강 유역, 한반도와 일본 열도 등 여러 지역에서 기원과 계통이 다른 신석기 문화가 발달하였다”고 규정하고, 관련 신석기문화의 종류로는 “양사오 문화, 다원커우 문화, 룽산문화, 훙산문화”를 각각 들고 간단한 설명을 덧붙여 놓았다.

이어 ‘홍산문화’(중국식 발음 훙산문화)에 대해 “랴오허강 유역의 훙산문화에서는 채도를 비롯한 다양한 토기와 용 모양의 옥기 등 세련된 옥기가 대량으로 출토되었다”고 밝혔다.

금성출판사의 경우는 본문에서 홍산문화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주석에서 “홍산문화에서는 옥기를 포함한 다양한 제사용품이 출토되었다”고 설명하고 있고, 우하량유적지에서 나온 여신상을 대표유물로 제시했다.

그렇다면 “한국사” 교과서에서는 신석기문화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알아보겠다.

“만주와 한반도의 신석기 시대는 기원전 8000년경에 시작하였다. 신석기인은 돌을 갈아 만든 간석기를 사용하였으며, 다양한 생산활동을 하며 식량을 얻었다. 농경과 목축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었지만, 사냥 채집 물고기잡이도 여전히 식량을 구하는 주요한 수단이었다”(금성출판사 2019년 검정)고 설명하면서 암사동 출토 빗살무늬토기를 대표유물로 제시했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기원전 8000년경에 시작된 만주와 한반도의 신석기 시대라는 관점이 제시되었다면, 홍산문화는 한국사의 범주로 편입되어야지 중국사(동아시아사)의 범주로 넣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서울대 신용하 명예교수는 “약 5000년전 동아시아에는 한강, 대동강, 요하(遼河) 유역을 중심으로 또 하나의 고대독립문명인 고조선문명이 실재했다”고 주장했다.

또 홍산문화애 대해 많은 저서를 낸 바 있는 항공대 우실하 교수는 “(교과서에) 고조선문화권 또는 고조선 세력범위 관련지도에는 요하문명의 중심지인 요서지역이 분명하게 포함되어 있다. 요서지역을 고조선의 문화권/지역/영역/세력범위 등으로 인정하면서, 이 지역에서 새롭게 발견된 요하문명이 우리와 상관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비파형동검 등이 분포되어 있는 요서지역을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고조선 영역으로 보고 있다면 홍산문화(요하문명)는 우리 상고사와 떼어놓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조선의 비파형동검 분포지를 표시한 한국사 고등학교 교과서(비상교육,2019년 검정)와 홍산문화 강역을 표시한동아시아 교과서(금성출판사, 2017년 검정, 우측)는  서로 그 영역이 일치한다. 
고조선의 비파형동검 분포지를 표시한 한국사 고등학교 교과서(비상교육,2019년 검정)와 홍산문화 강역을 표시한동아시아 교과서(금성출판사, 2017년 검정, 우측)는  서로 그 영역이 일치한다. 

우리 한국사 교과서에서 고조선 비파형 동검의 출토 분포지(비상교육, 2019년 검정)를 보면 요하의 서쪽까지 넘어간다. 요하의 서쪽은 동아시아사 교과서(금성출판사, 2017년 검정)에서 말하는 홍산문화의 영역이다. 두 지도는 요하를 중심으로 서로 일치한다.

순천향대 이덕일 교수도 “홍산문화를 만든 사람들이 사용한 석관묘는 고조선과 동일한 묘제(墓制)이다. 반면 중국은 토광묘가 유행했다. 훙산문화는 소하연문화를 거쳐 초기 청동기문화인 하가점하층문화로 연결되는데, 이 시기에 고조선이 출현한다”고 설명하였다. 이처럼 묘제의 전승과정으로 보더라도 홍산문화는 고조선이 계승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수능에 출제된 홍산문화는 중국문화와는 이질적이므로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사가 아니라 한국 고조선의 선(先)문화로서 고조선문명권에 포함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나아가 홍산문화는 동아시아사가 아니라 한국 상고사이므로 그 범주를 한국사로 편입해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 신석기의 대표유물은 빗살무늬토기 뿐만 아니라 홍산의 옥기가 포함되어야한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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