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오늘도 미사일 발사'에 남북 핵균형 정책 '수면 위로'
국민의힘 정진석 "핵은 핵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것"
유승민 김기현 홍준표, 핵보유 필요성 제기 나서
태영호 "北전략로켓사령부 대응 위해 전략사령부 창설해야"
김종대 '오늘 밤이라도 전쟁할 수 있다...준비돼 있다'는 신호

(왼쪽부터) 홍준표 대구시장,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기현 의원, 태영호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홍준표 대구시장,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기현 의원, 태영호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북한이 연일 탄도미사일을 쏘아대며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 북한의 핵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술핵 재배치 등 사실상 핵보유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남북 핵균형 정책으로의 전환에 힘을 싣는 기류가 엿보였다.

◆ 태영호 "공포의 균형 이룩해야 평화 지킬 수 있어...비상한 결단해야 할 때"

북한의 고위관료 출신이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에 이어 이날(3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라면서 "한반도에서 공포의 균형을 이룩해야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 의원은 "안보는 자주국방이 기본 원칙이다. 미국의 핵우산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한국형 3축 체계를 가지고 서는 김정은을 위축시킬 수 없다"며 "북한의 전략로켓사령부에 대응할 전략사령부 창설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어제와 오늘 북한의 미사일 발사 특징을 보면 수량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쟁에서 하루 사용한 미사일 발사량보다 많다. 하루에만 1000억 원가량의 미사일을 쏜 셈"이라면서 "북한의 의도는 현재 한미 확장억제력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한미가 인정하라는 것이다. 지난 2021년1월 당 8차대회에서 (북한이) 언급한 대로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절대 목표를 향해 좌고우면하지 않는다는 것을 재차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태 의원은 "대북 확성기 재개 등 북한에 대한 심리적·군사적 억지 능력을 보여주는 대응을 순서대로 하나씩 실행해 나가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미국과의 공조 강화가 급선무이겠지만 미군 핵전력 한반도 주변 상시 배치와 같은 확장억제력 제고 약속을 받아내고 더 나아가 전술핵 재배치, 나토식 핵공유, 한국의 독자 핵개발 등과 같은 플랜B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미국과 논의해야 한다"고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야 김정은에게 시간은 북한 편이 아니라 우리 편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며 정부를 향해 "더 이상 좌고우면해서는 안 된다. 비상한 결단을 내릴 때다"고 촉구했다.

심지어 태 의원은 전날에도 "북한의 도발은 핵능력에 대한 자신감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비상한 결단이 필요한 때"라면서 "북한이 한국을 향해 저위력 핵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의지가 현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확장억제로는 부족하다. 나토식 핵공유를 통해 북한에 대한 심리적 군사적 억지 능력을 향상해야 한다"고 피력했었다.

◆ 유승민 "북핵 협박에 인질된 한국, 우리 힘으로 게임체인저 확보해야"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의 차기 당권주자들도 '핵공유론'에 힘을 싣고 나선 모습이었는데,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의 핵미사일 도발이 언제 우리 영토와 영해를 향할지 모르는 긴박한 안보 상황"이라면서 "우리 힘으로 게임체인저를 확보해야만 한다"고 가세했다.

더욱이 유 전 의원은 "대한민국은 오래전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협박에 인질이 됐는데, 북한의 핵미사일이 울릉도 서북쪽 바다가 아니라 서울, 부산, 대구, 광주를 공격할 때 무슨 수로 막아낼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재래식 무기만으로는 북핵을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그는 전날 건국대에서 열린 특강에서도 "우리가 주한미군과 연합 전력에도 북한에 쩔쩔 매는 이유는 바로 핵무기 때문"면서 "우리가 미군과 같이 하든지, 자체적으로 하든지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지 북한이 함부로 도발을 못하게 하는 억지가 가능하다. 힘 없이 평화만 이야기하고 외교만 이야기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 김기현 "미친 깡패에게는 몽둥이가 필요해...핵무장 통해 공포의 균형 이뤄야" 

이에 더해 김기현 의원도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 행위에 불편한 심기를 토로하면서 "핵과 미사일을 머리에 얹고 살면서도 북한 눈치를 보느라 온갖 도발과 비아냥에도 한마디 항의조차 하지 못했던 안보무능 문재인 정권과는 차원이 다른 대응을 해야 한다"며 "미친 깡패에게는 훈계가 아니라 몽둥이가 필요하다. 강력한 응징으로 엄정 대응해야 한다. 단호한 처벌이 해결책이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한미 연합훈련을 더 강도 높게 실시해 대북 억지력을 키우고, 북한의 무력 도발에 타협은 없다는 분명한 힘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궁극적으로는 핵무장을 통해 공포의 균형을 이루어야만 북한의 도발을 막아 이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핵보유국 북한과의 대치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면서 "북한을 억지할 수 있는 압도적 군사역량을 갖출 때만, 우리는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글을 올린데 더해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에 참석해서도 정 위원장은 "핵은 핵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해 사실상 핵 보유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 홍준표 "후손들에게  北 핵공갈의 노예로 살라 할 순 없어...핵균형 정책으로 전환해야"

또한 홍준표 대구시장도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핵균형 정책만이 동북아 평화를 가져오는 마지막 수단이라는 걸 알 때는 이미 늦다"면서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준비를 해야할 때다. 어는 방법으로 핵균형을 이룰지 한·미·일이 지혜를 모을 때다"고 외쳤었다.

특히 홍 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러가 대립하고 양안사태로 미중이 대립하면, 미국의 국력이 아무리 세계 최강이라고 해도 우리한테 신경 쓸 겨를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자강(自强)만이 살 길이 아니겠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심지어 홍 시장은 앞서 13일에도 "입으로만 외치는 확장억제 정책이 과연 핵공격을 우리가 받을 때 그 실효성이 있겠느냐"고 따져 물으면서 "우리 후손들에게 북한의 핵공갈의 노예로 계속 살라고 할 순 없다. 이제 우리도 남북 핵균형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고는 국가 안보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며 남북 핵균형정책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꺼내 들었다. 

◆ 김종대 "북한, 전례 없는 스펙터클...거의 전쟁 수준, '준비돼 있다'는 신호"

한편 군사외교·안보 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 격화되고 있지만 러시아도 하루에 23발 미사일 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북한은) 미사일 시험이 아니라 '오늘 밤이라도 전쟁할 수 있다', '준비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북한의 상황이 과거와 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 의원은 "(북한이) 이번에 미사일을 발사한 장소가 원산"이라는 점을 눈여겨 보면서 "이 원산 일대가 항상 북한의 전략적 요충지라서 이제는 한미연합훈련에 직접 대응할 수 있다는 신호를 발신하는 것이기에 우리로서는 상당히 심각한 북한의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보다"고 우려를 표했다.

더욱이 그는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는 원점이 북한 전역으로 분산돼 있다는 것도 굉장히 특이한 사항"이라면서 "만약 정밀 타격하면 북한을 다 정밀 타격할 거냐 이렇게 거꾸로 우리한테 물어보는 것이다. 그 다음 단거리 전술무기를 갖고 있는 건 다 쏜 거다. 23발의 미사일 플러스 포탄 100발, 거의 전쟁 수준으로 평시 훈련의 강도와 범위를 넘어선 전례 없는 스펙터클"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 日국방부, 달라진 세계 안보 환경과 북중 위협에 '극초음속미사일' 배치 검토 나서

그래서인지 일본 국방부는 2030년까지 '극초음속미사일' 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 안보 환경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으로 바뀌었고, 더군다나 중국의 군사 동향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잦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자국의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는 판단에서 핵 억제력을 높이기 위한 반격 수단으로 극초음속유도탄 보유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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