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가서도 제주지사와 만남 가진 文…구독자 16만명 돌파한 ‘조국의 서재’

지난 4일 오후 서귀포시 소재 모 포구에서 만난 문재인 전 대통령(왼쪽부터)과 김정숙 여사, 오영훈 제주지사의 부인 박선희씨, 오영훈 지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 페이스북(좌) / 5일 오전 조국의 서재 유튜브 캡처한 모습. ⓒ조국의 서재 유튜브 채널
지난 4일 오후 서귀포시 소재 모 포구에서 만난 문재인 전 대통령(왼쪽부터)과 김정숙 여사, 오영훈 제주지사의 부인 박선희씨, 오영훈 지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 페이스북(좌) / 5일 오전 조국의 서재 유튜브 캡처한 모습. ⓒ조국의 서재 유튜브 채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퇴임 후 잊혀진 삶을 살겠다”고 소망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히려 그와 반대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당초 공언과 달리 정치 행보를 재개하려는 것 아니냐고 보는 시선이 늘어가고 있다.

6·1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던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 내외와 서귀포시에 있는 한 포구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했는데, 오 지사는 지난 4일 오후 문 전 대통령 내외를 만나고 왔다고 밝히면서 “제주에 계셔서 그런지 지난달 양산에서 뵈었을 때보다 더 밝은 모습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특히 오 지사는 문 전 대통령이 이미 퇴임한 상황임에도 “문 전 대통령께 4·3의 정의로운 해결에 기반해 제주가 새롭게 미래로 나아가는 구상을 말씀드렸다”며 “문재인 전 정부에서 출발한 수소경제, 신남방정책의 열매를 이곳 제주에서 맺도록 하겠다”고도 밝혀 문 전 대통령이 배후에서 정치 재개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6월엔 문 전 대통령 스스로 SNS에 ‘짱깨주의의 탄생’이란 서적을 소개하면서 “이념에 진실과 국익과 실용을 조화시키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 언론이 전하는 게 언제나 진실은 아니다”란 글을 올렸으며 지난달 1일엔 ‘지정학의 힘’이란 책을 올린 뒤 아예 “지정학적 상상력과 전략적 사고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현 정부 인사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현 정부의 외교노선에 대해서도 훈수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지난달 28일에도 SNS를 통해 ‘시민의 한국사’란 책을 추천하는 등 정치 행보로 풀이될 수 있는 행보를 적극 이어가고 있다.

더구나 이번 휴가엔 지난 2일부터 측근인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까지 동행하며 SNS를 통해 문 전 대통령의 휴가지 활동을 연일 알리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문 전 대통령이 휴가 중임에도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으로 꼽혀온 오 지사와 만난 것 역시 공교롭게도 ‘친문’ vs ‘친명’ 구도가 된 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이 진행되는 시점이어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비록 오 지사가 이재명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지만 그보다 앞서 이낙연 전 대표 비서실장으로 활동해왔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이 전 대표가 찾아와 지원유세를 한 것은 물론 이 전 대표가 미국으로 출국하던 지난 6월 7일엔 오 지사가 인천공항 환송식에 참석했을 정도로 이낙연계로 꼽혀와 그간 이 전 대표 측을 ‘수박’이라며 공격해온 이재명 후보 측 지지층으로선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의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가 시작된 지난 4일 문 전 대통령이 그와 만난 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전 대통령 뿐 아니라 그의 최측근인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기존의 SNS 활동 수준을 넘어 최근엔 유튜브로까지 활동범위를 한층 넓혔는데, 앞서 지난 4월5일 만든 ‘조국의 서재’란 유튜브 채널에 지난 2일부터 영상을 올리면서 활동을 본격화해 정치활동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조 전 장관은 이런 시각을 일축하듯 유튜브 활동은 ‘책 소개 목적’임을 분명히 하면서 “(유튜브로) 제가 정치활동을 전개하려는 것 같다는 황당한 추측기사가 나온 모양인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저는 재판 받는 몸이고 식구를 돌보는데 집중해야 하는 가장”이라고 반박했으나 그가 첫 영상을 올린 지 이틀 만에 구독자 수는 16만명을 돌파하는 등 급증하고 있어 사실상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 어린 시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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