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올해 들어 주가 25% 상승
‘디지코’ 외친 구현모 덕?

KT송파빌딩 외부 전경. ⓒKT
KT송파빌딩 외부 전경. ⓒKT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올해 국내 증시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KT의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2년 만에 주가가 2배 가까이 오르며 9년 만에 시가총액 10조원을 두드리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T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9% 하락한 3만7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지만 올해 KT의 주가 상승세는 진귀한 수준이다. 지난 1일에는 1주당 3만8350원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10조136억원)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말(12월 30일·3만600원)보다 25.33% 오른 수치이자 전년 동기(3만3950원)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18%가량 떨어진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KT는 올해 코스피 상위 50개 종목 중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주가가 같은 기간 각각 7.43%, 8.09% 하락한 것을 보면 업종의 특수성 때문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KT의 주가 상승 요인으로는 단연 구현모 대표의 ‘디지코(DIGICO)’ 전략이 꼽힌다. 구 대표는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주가가 역대 가장 낮은 2020년 3월 말 취임한 이후 ‘탈통신’을 가속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당시 KT의 주가는 2만원대도 무너져 1만7000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해 10월에는 ‘디지털-X 서밋’을 개최하고 새로운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하는 등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이른바 ‘ABC’ 중심의 차별화된 플랫폼으로 본격적인 B2B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그동안 네트워크 인프라 우위를 기반으로 모바일, 인터넷, IPTV 등 B2C 시장 중심의 사업을 진행해왔다면 앞으로는 B2B 시장으로 디지털 전환(DX) 역량을 확장해 단단한 미래성장 기반을 닦고 다른 산업의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구 대표는 ‘디지털-X 서밋’에 이어 ‘KT 경영진 기자간담회’를 마련하고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한다는 KT의 성장 방향성을 제시했다. 구 대표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고 B2B 시장을 공략한다는 KT 전략에는 네트워크 인프라 우위 및 ABC의 기술력을 특정 산업 분야와 결합시켜 사업적 가치로 창출시키는 ‘ABC+X’ 역량과 경험이 뒷받침 됐다고 강조해왔다.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4월 30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KT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4월 30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KT

KT는 디지코 전략 아래 영업이익률이 대폭 개선됐다. 코로나19 여파 이후 2020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4.46%(1분기 제외)에 그쳤으나 2021년에는 6.74%로 2%p 이상 높아졌고, 올해 1분기에는 9.99%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아직 올해 2분기 실적은 발표하기 전이지만 업계에서는 7% 중반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KT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구 대표 취임일인 2020년 3월 30일 기준 KT 주가는 1만9700원이었는데, 현재 3만77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KT의 주가가 연내 4만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배당도 큰 폭으로 올리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모양새다. KT는 과거 중간배당을 포함해 2000~3000원의 주당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2013년부터는 주당 배당금이 500~1100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1350원으로 올렸고,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1910원으로 확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4500억원 수준이다.

구 대표와 KT는 자사주 매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T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고, 2021년에만 430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해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KT는 올해 민영화 20주년을 맞아 향후 5년간 27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할 KT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네트워크 ▲디지코 ▲벤처·스타트업 분야에 27조원 투자를 단행하고, 디지털 인재 양성 주도와 함께 약 2만80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디지코 성장세를 가속화 하고 국가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특히 KT는 그룹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AI, 로봇, Cloud, 미디어·콘텐츠 등 디지코 분야에도 12조원을 투입해 국가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KT는 AI, 빅데이터 기술과 국내 최대 콜센터 운영경험을 기반으로 AICC와 같은 신사업을 제시했으며, 기가지니 서비스 데이터를 결합한 로봇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들 주력 신사업에 1.5조원을 투입해서 영상AI, CCaaS, 초거대 AI사업을 발굴하고 로봇플랫폼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구 대표는 “초연결 인프라와 디지코 영역 등 적극적인 미래 투자와 디지털 인재 양성, 일자리 창출로 국가 핵심산업 경쟁력 강화의 밑거름이 되겠다”며 “다양한 산업영역에서 새로운 사업을 제시하고 생태계를 발전시켜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