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를 배제할 필요 없다. 진보적이되 대중적인 정당 생각해볼 때”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예비후보자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예비후보자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29일 “내가 아는 바로는 고학력, 고소득자, 소위 부자라고 하는 분들은 우리 지지자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강원도 춘천으로 이동하면서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와 동승한 차량에서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민주당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라고 얘기했지 않나. 사실 ‘나 서민 아닌데’, ‘내가 중산층인가?’ 이런 분들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저학력, 저소득층이 국민의힘 지지가 많다.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때문에 그렇다. 언론 환경 때문”이라며 “우리는 진보적이되 대중적인 정당,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고 하는 부분을 생각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 라는 얘기를 학자들이 많이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로 부자들이 민주당을 지지한다거나 민주당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으로 비쳐진 게 언론 환경 탓이란 이 후보의 주장과 달리 당장 서울에서 고소득, 부자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 3구’만 해도 대체로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의 지지기반이 되어왔고 오히려 민주당에선 지난 26일 대정부질문에서도 “윤석열 정부는 대대적인 부자 감세와 규제 완화를 추진하며 친재벌·친부자 정책을 노골적으로 펴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언론 환경이 아니라 민주당 스스로 부자와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다보니 이 후보도 “부자라고 하는 분들은 우리 지지자가 더 많다”던 자신의 주장이 무색하게 “부자를 배제하는 느낌이 안 드는 뭔가를 찾아야 할 것 같기는 하다. 부자를 배제할 필요가 없다. 함께 조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세금을 많이 내는 부자들을 존중하는 사회가 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부자를 끌어들여야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동시에 펼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난지원금을 전국민 대상으로 지급해야 한다던 그동안의 본인 주장을 다시 거론하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소비 진작하려고 국가가 재난지원금을 줬는데, 이는 복지정책이 아닌 경제정책이지 않나. 복지정책이 아닌데 경제정책의 혜택을 왜 부자는 배제하나”라며 “그래서 나는 전원 다 지급하자. 부자가 더 세금 많이 내지 않느냐(라고 주장해) 그때 우리가 (문재인 정부와) 세게 부딪혔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사회구조가 항아리형이 아니고 호리병형, 부자는 많고 중간은 없고 서민만 있는 사회구조가 되니까 우리가 서민과 중산층이 아닌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한다. 요새 민주주의를 넘어 공화주의 등 얘기도 많다”며 “이건 당 정강정책에 관한 것이라 쉽게 얘기하기 어렵지만 요즘 당의 새로운 비전과 대한민국의 새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는데, 학자나 전문가 제안 중에 그런 게 있다”고 역설했는데, 이 방향대로면 이 후보가 당권을 잡을 경우 윤 정부에서 내놓은 세제개편안을 ‘고소득자에 유리한 소득세 개편’이라고 비판하던 기존의 민주당과는 다른 기조를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후보가 이 방송에서 윤 정부를 겨냥 “재벌, 초대기업들의 5~6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깎아준다고 하는데 그만큼 복지지출에서 줄일 수밖에 없다. 노인 일자리를 줄이면 그분들은 한 달에 28만원 받았는데 다시 종이 주우러 다녀야 한다”고 지적하며 기존 민주당 입장과 비슷한 자세를 취하기도 해 “부자를 배제하는 느낌이 안 드는 뭔가를 찾아야 한다”는 그의 발언도 결국 진정성 있다기보다 부자들에게 ‘배제하지 않는 느낌’만 들게 하려는 속셈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그는 언론환경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거듭 언론을 탓하기도 했는데, “언론, 권력, 정치권 다 (나를) 미워한다. 전 우리 사회의 모든 기득권자들로부터 찍힌 사람”이라며 “요즘은 제 가족도 인질 삼아서 하니까 참 힘들다. 소위 말하는 댓글 정화, 가짜뉴스를 많이 시정해주고 말 같지 않은 여론조작을 많이 정리해주는 여러분이 있어 힘이 나기도 한다”고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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