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국민 기대 부응할지 확신 서지 않아…교직에만 매진하겠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책 방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책 방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0일 “큰 공직을 맡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송 후보자는 이날 공정거래위원회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교직에만 매진하겠다”며 이 같은 입장을 내놨는데, 지난 4일 윤석열 정부 초대 공정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지 엿새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윤 정부에서 장관급 인사 낙마는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에 이은 4번째로, 송 후보자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최근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인사 문제가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데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는 데 대해 부담을 가져 결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송 후보자는 지명 직후 언론보도를 통해 2014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1학년 학생 100여명과의 저녁 자리에서 만취한 가운데 외무 품평을 하고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밝혀져 도마에 올랐으며 민주당에서도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6일 “성 비위 전력이 있는 송 후보자는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인사”라고 맹공을 퍼부어 왔다.

또 송 후보자도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언론에 보도된 팩트는 대부분 맞다”고 사과하면서 “그것 때문에 제가 자격이 없다거나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속으로는 생각하고 있다. 만약 이 일이 커져서 도저히 이건 아니다 하면, 흔히 말하는 낙마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이런 해석에 한층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대통령실에선 송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이날 “본인의 뜻을 존중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자진사퇴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성희롱 논란 이외에 새 의혹이 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그런 것은 아니고 지금 상황에서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8일까지만 해도 송 후보자는 서울 공정거래조정원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해 인사청문회를 준비했지만 결국 이날 오후 갑자기 청문회 준비단에 사퇴 발표문을 전달함에 따라 당분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임기가 오는 9월까지인 조성욱 공정위원장이 계속 자리를 지키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윤 정부의 첫 공정위원장 임명은 역대 정부 중 가장 늦어지고 있는 만큼 인사로 인한 대통령의 부담은 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당시 첫 공정위원장이었던 김상조 위원장은 정부 출범 일주일 만에 지명돼 약 한 달 뒤에 임명됐으며 박근혜 정부 때는 한만수 후보자가 대통령 취임(2월25일) 17일 만에 지명됐다가 3월 25일 자진 사퇴했으나 3월 30일 노대래 후보자가 지명돼 4월 21일 취임했는데, 윤 정부에선 지명 자체가 정부 출범(5월 10일)한 지 두 달 가까이 된 지난 4일에야 처음 이뤄졌고 그마저도 송 후보자 사퇴로 다시 새 후보 물색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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