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아픔으로 농도 짙은 눈물연기 선보일 터
“늑막이 아픈 눈물연기는 처음”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고민이 많았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역할인데다 모정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아직 나에겐 결혼도 먼 이야기이기 때문에 잘 소화해낼 수 있을 지 걱정이 됐다. 진심으로 연기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에게 들킬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첫 방송을 앞둔 이다해의 소감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엄마’라는 역할에 부담을 느껴 유인식 감독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던 그였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아역이 예쁘고 연기를 잘해 절로 눈물이 날만큼 간접적으로 모정을 느끼게 됐다고.
역할에 대한 부담이 해소되자 이다해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불한당’에서 맡은 ‘진달래’역이 전작에서 보여줬던 캐릭터와 비슷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사실 전작과 정반대의 역할을 하고 싶었다. 쉬는 동안 여러 대본이 거론됐고 마음에 드는 캐릭터도 많았지만 즐겁게 촬영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불한당’은 달랐다. 대본과 대사도 재밌었지만 회를 거듭 할수록 캐릭터에 변화가 온다. 내면에 아픔이 있는 여자라 가볍게 연기할 수 없었고 그래서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했다.”
이다해는 남편이 산에서 실종된 사실을 알게 된 대목을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 꼽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눈물연기는 많이 해봤지만 늑막이 아픈 눈물연기는 처음”이었다면서 “한 사람을 이토록 사랑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었다고 말했다.
이다해는 상대배우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탤런트 장혁과 호흡을 맞추게 된 것에 대해 “처음 일하게 된 사이지만 촬영에 지장을 줄 만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빨리 친하게 됐다”면서 “내가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서로 영어로도 대화를 나누는데, 영어공부도 열심히 했더라. 뭐든 열심히 하는 배우다”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다해는 극중 불한당 같은 남자로 나오는 장혁을 두고 “나쁜 남자는 싫다. 착한남자가 좋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사이좋게 시청률 나눠 가졌으면”
SBS TV의 ‘불한당’과 KBS TV의 ‘쾌도 홍길동’은 2008년 1월2일부터 나란히 첫 방송되는 경쟁작으로 각각 이다해와 성유리가 여주인공을 맡아 안방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 이에 대해 이다해는 “사이좋게 시청률을 나눠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쾌도 홍길동’을 집필하는 홍미란, 홍정은 작가와 ‘마이걸’ 때 함께 했기 때문에 더 걱정이 된다. ‘마이걸’은 내가 연기를 하면서도 다음 대본이 기다려질 정도로 대본이 좋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쾌도 홍길동’과 ‘불한당’은 가야할 길이 다른 작품이라 차별화를 둬야 한다.”
이다해는 2008년 새해 바람으로 “드라마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