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퇴임 연설서 “국민 마음 모으는 게 중요”…윤건영 “국힘, 정치적 이유로 文 소환 말라”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유튜브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유튜브 캡처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9일 퇴임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그간 행보와 달리 마지막 연설에선 ‘국민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가진 퇴임 연설에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거 과정에서 더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JTBC 순회특파원과의 특별대담 ‘대담, 문재인의 5년’에 출연했을 때만 해도 문 대통령은 “모든 면에서 늘 저쪽이 항상 더 문제인데 가볍게 넘어가고 이쪽보다 적은 문제가 더 부각되는 이중잣대가 문제”라며 ‘이쪽’, ‘저쪽’이라고 발언하는 등 스스로 편 가르는 시각을 보였던 바 있는데다 자신의 임기 초만 해도 강력하게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걸고 전임 정권 수사에 박차를 가해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켰던 모습과 달리 임기 마지막 날에 이르자 새 정권엔 국민통합을 각별히 주문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한 적폐수사 가능성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문 정권 초반에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내며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혀온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앞서 같은 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 대통령이) 정부에 대한 평가는 역사와 국민이 하는 것이고 만약 우리가 사심 없이 최선을 다했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아니냐 말씀하시더라. 시골 마을에서 조용하게 사는 게 문 대통령의 작은 소망”이라며 “소박한 꿈을 이룰지는 대통령 당신보다 국민의힘에 달린 것 같다. 윤석열 정부가, 그리고 국민의힘이 제발 전직 대통령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유로 소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심지어 윤 의원은 새 정부 출범 후 문 정부 적폐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런 상황은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된다. 노무현 대통령을 그렇게 보냈던 기억들을 전국민이 갖고 있지 않나. 국민이 그렇게 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 노 전 대통령까지 거론하는 반응을 보였고 “막말로 국민의힘이 지난 5년 동안 근거 없는 공세부터 억지 주장까지 그만하면 충분히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진보든 보수든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위해 수고하신 분이고 떠날 때는 박수를 보내는 게 기본 예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같은 날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 회의에서 “이제 자유인으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문 대통령이) 편히 쉬실 수 있도록 민주당이 정말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부디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불식시키고 민생 제일, 국민통합의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 윤 후보를 반대했든 지지했든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한 목소리로 윤 당선인에게 ‘국민통합’을 당부했다.

이는 새 대통령 취임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윤 당선인이 대선후보 때인 지난 2월 9일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할 것인가’란 질문에 “해야죠. (수사) 돼야죠. 문 정권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도 법에 따라, 시스템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발언했던 점을 의식해 호소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일단 윤 당선인도 취임사에 ‘통합’ 메시지를 담을 것으로는 알려졌지만 취임 이후 어떤 행보에 나설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