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국회의 시간, 국회 의무는 어디 갔느냐"
文 "국민을 위한 입법 되어야" 애매모호한 입장
野 "문의 유체이탈 화법, 무책임의 길 택한 것"
인수위 거듭 반대 입장 피력 "다시 생각해야"
이상민 "패가망신 지름길, 정공법으로 나가야"

문재인 대통령(좌)과 김오수 검찰총장(우). 시사포커스DB
문재인 대통령(좌)과 김오수 검찰총장(우).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4월 임시국회 통과 시키겠다는 목표로 강하게 밀어 붙여 '폭정'이라는 비난이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행군을 펼치는 모습에 정치권이 총성 없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여전히 중립적인 자세로 침묵을 유지했다.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20일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하여 "지금은 국회의 시간, 입법의 시간으로 삼권분립, 민주주의 체계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입법의 시간은 다른 말로 대화와 노력의 시간인 것"이라면서 "국회가 이런 문제를 풀지 못할 때 왜 자꾸 대통령만 바라보고 입장을 밝히라는 것인지, 국회의 권한과 의무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하며 난색을 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검수완박 입법 문제로 법조계와 야권, 전문가들이 모두 반발하면서 민주당의 독단 행동을 막아달라고 촉구하는 목소리에 "지금은 국회의 시간"이라면서 회피하며 김오수 검찰총장의 면담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김 총장은 '검찰총장직을 내려 놓겠다'면서 사직서를 제출하자 문 대통령은 그 다음날(18일) 바로 김 총장을 만나 주는 소동이 일었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김 총장과의 면담에서도 "국민을 위한 입법이 되어야 한다"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에 대해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씁쓸해 하는 비판적 시선이 감도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이날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문 대통령이 김 총장과의 면담에서 '개혁은 검경의 입장을 떠나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 국회의 입법도 그래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여야의 해석이 검수완박 신중론과 찬성론으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인 것에 대해 "그걸 모르라고 하시는 말씀 같다"면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도 않는, 그러니깐 '나는 이 상황에서 영향을 끼치지 않겠다'라는 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김형동 수석대변인도 전날(19일)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혼란 속에서 최소한의 중심이라도 잡아주길 희망했던 국민의 바람을 처참히 무너뜨리며 마지막까지 유체이탈 화법으로 무책임의 길을 택한 것"이라면서 "부끄러운 줄 모르고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는 민주당을 제동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는 사실상 보이지 않았다"고 한탄하며 '국회로 떠넘기기 말고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검수완박으로 정치권이 요란하자,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추진에 반대 입장임을 거듭 밝히며 민주당을 향해 거듭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선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이날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일일브리핑을 통해 "인수위는 정무사법행정분과에서 두 번에 걸쳐 인수위의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면서 "민주당에서 사법부도 반대하고 여러 시민단체도 반대하고 있으니, 인수위 차원에서 검수완박법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달라고 말씀을 드렸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5선의 중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검수완박 입법' 강행을 위해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켜 야당 몫인 법제사법위원회의 안건조정위원으로 앉히는 '꼼수'까지 부리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정치해서는 안 된다"며 "헛된 망상은 패가망신 지름길"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고민이 있었겠지만 (민 의원 탈당은) 정치를 희화화하고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며 "어렵고 복잡할수록 원칙대로,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분별력 있게 하자"고 쓴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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