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安, 전격 회동으로 갈등 봉합 "공동정부 흔들림 없을 것"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좌)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우). 시사포커스DB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좌)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우).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전날 인수위 공식일정을 전격 취소하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공동정부' 약속의 파열음이 보였다가 당일 저녁 긴급 만찬 회동을 가지며 신속하게 갈등을 봉합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갈등 봉합의 진정성을 놓고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지는 분위기가 엿보였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전날 밤 만찬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완전히 하나가 되기로 했다"면서 "웃음이 가득했고 국민들 걱정 없이, 공동정부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손잡고 가자고 했다"고 밝히며 갈등설을 수습했다.

◆ 안철수 "공동정부 정신 훼손될 만한 일 있었지만, 이젠 해결 됐다"

아울러 안 위원장도 15일 인수위 업무에 복귀했는데, 안 위원장은 인수위 사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과) 공동정부 정신이 훼손될 만한 일이 있었지만, 다시 국민께 실망 끼쳐드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안 위원장은 "인수위원장으로서의 업무는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엄중한 일이기 때문에 임기 끝까지 제가 최선을 다해서, 국가를 위해서 일을 완수할 생각"이라면서 "앞으로 국정전반에 대해서 (윤 당선인과) 인사, 정책을 심도 깊게 논의하기로 했다. 특히 보건의료, 과학기술, 중소벤처, 그리고 교육분야에 대해선 제가 더 전문성을 갖고 조언을 드리고 관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최진석 "진정 국면을 일단 봐야" vs 박성준 "일시적 봉합"

반면 이날 안 위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갈등 봉합이 진정 이뤄졌다고 보는지에 대해 "(두 분이) 그렇다고 말하니 일단 믿어야지 어떻하겠느냐. 봉합, 진정 국면으로 일단 봐야 한다"면서 "어제 두 분이 봉합을 하고 단일 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자고 약속을 했으니 중간에 큰일이 없으면 아마 합당도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즉, 최 교수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봉합 모습에 대해 완전한 봉합이 아닌 불안한 봉합의 형국으로 보는 시각이 더 크다고 보는 눈치였다.

최 교수는 윤 당선인의 내각 인선에 대해 "전체적으로 과거의 복귀다. 다소 편향적이고 친소관계에 의한 인사로 보인다"고 평가하면서 "(안 위원장 측 인사가) 내각에 사람이 몇 명이 들어가는가 하는 것은 처음부터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공동정부 정신의 하나의 지표로 읽힐 수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다소 아쉬움을 내비쳤다.

특히 그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파열음에 대해 "공동정부 정신이라는 것은 함께 한다는 것이 아니겠는가"라면서 "함께 상의하고 인재를 찾고 그 다음에 그 인재들과 함께 건설할 나라의 방향을 함께 결정해야 했다"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윤 당선인이 안 위원장과의) 공동정부 정신을 지킴으로써 편향된 인사를 하지 않게 되거나 친소관계에 의한 인사를 좀 줄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라면서 "또 그것이 나라 발전에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더욱이 그는 윤 당선인을 향해 "(윤 당선인 입장에서는 안 위원장 같은) 송곳이 호주머니 안에 있으면 귀찮을 수 있겠지만, 그런 걸리적 거리는 불편한 느낌을 잘 참고 함께 가야 (국정 운영에 있어) 실수를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뿐만 아니라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같은 방송에서 "일단 공동정부 구상할 때부터 파열음은 예상됐다"면서 "일시적 봉합"이라고 진단했다.

박 의원은 "(윤 당선인의 국민의힘과 안 위원장의 국민의당이 대선후보 단일화를 하는 과정에서) 형식적으로는 '공동정부를 지향한다'라고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내용으로 볼 때는 흡수합당이다"면서 "흡수합당이라는 것은 결국 대선 승리에서 얼마큼 기여도를 했느냐에 대한 부분일텐데, 그거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서로 바로보는 시각이 다를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공동정부 구성은 공동 가치 지향이기에 인선을 통해서 하는 거다. 그래서 항상 장관에 대한 배분을 통해서 가치연대와 정책 실현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번 내각 인선 결과에서 안 위원장 측의 인사가 전무한 것을 보면) 제3자적 입장에서 볼 때는 윤 당선인이 안 위원장의 기여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여 어느 정도 일정 시점에 가서는 파열음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좀 빨리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윤석열-안철수 이간계 시작, 민주당 "한번 금 간 그릇 반드시 깨져"

한편 이날 민주당이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파열음에 대놓고 이간계를 더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말로는 원팀을 외치고 갈등을 봉합했다고 둘러대지만 1기 내각은 오직 윤 당선인의 권력 독점을 강화하는 인사들로만 꾸려져 있다"면서 "윤 당선인이 국민의당의 안 위원장과 국민 앞에 약속한 공동정부 약속도 표를 얻기 위한 선거용 술수였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박홍근 원내대표도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전날 진행된 봉합 회동에 대해 "자리 다툼으로 갈라졌던 쇼윈도 부부의 염치없는 쇼에 불과하다"면서 "한번 금이 간 그릇은 반드시 깨진다"고 공격을 가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사실상 공동정부는 문 닫았다고 봐야 한다"면서 "공동정부를 깨면서까지 제 식구 챙기는 윤 당선인의 인사 폭주와 오만과 독선이 변하지 않는 한 공동정부 복원은 언감생심"이라고 직격하며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틈이 벌어지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역력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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