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환대를 받으며 대구 달성군에 자리 잡으면서 내놓은 발언을 놓고 정치활동을 재개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4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에 입주하면서 과거 선거운동하던 시절을 회고한 뒤 “달성군의 공기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선거 분위기 좋다는 그런 이야기라는 걸 (나중에) 알았는데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때로 다시 돌아갈 만큼 그 시절이 참 그립다”며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이 있는데 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지방선거까지 7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선거 분위기 좋다’, ‘제가 못 이룬 꿈은 또 다른 이들의 몫’, ‘제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한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 힘을 보태려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점은 사실상 6·1지방선거 관련해 대구 쪽 선거를 지원하겠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지난 24일 밤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나와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앞 발언에 대해 “달성 대구, 대한민국 발전 얘기하면서 ‘작은 힘 보태겠다’는 건 정치를 하겠다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 달성에 자리를 잡은 자체가 정치적인 행위”라며 “맥락을 제대로 보면 ‘제가 이제 정치를 하겠습니다’라는 것으로 본인이 직접 정치 전면에는 못 서지만 나름대로 하겠다면 윤석열 쪽에서 조금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의 대구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는데, 보수진영은 물론 그 중에서도 특히 박 전 대통령이 ‘고향’이라고 칭하는 대구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은 지난 24일 그의 사저 앞에 모인 군중 규모만 봐도 여전히 무시 못 할 수준이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 변호사의 대구시장 출마설과 관련 “그럴 가능성도 있다. 당사자인 유 변호사가 부정하지 않는 입장을 밝혔다”며 “(박 전 대통령이) 지방선거의 일정 부분에 대해 뜻을 낼 것 같다. (유 변호사) 본인 뜻인지 아니면 대통령 뜻인지 그 부분은 조만간에 결과로 나올 것”이라고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박 전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원 유세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전날 KBS라디오에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 “자기가 지방순회 하는데 들르는 식으로 하는 것은 맞지 않다. 그런 식으로 밀어붙이면서 만나는 것은 안 되고 절차를 밟고 예를 갖추라”며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여러 잘못 또는 얘기들로 영남권에서 역대 우파 지지의 한 10%가 떨어져 그냥 잘못된 상황이 될 뻔했는데 겨우 살았다. 좌우 통합보다는 우선 자기 사람들부터 통합해야 되지 않나”라고 쓴 소리를 쏟아냈다.

다만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했으며 이번 지방선거에 대구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5일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나와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과 만나려고 하는 데 대해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 입장에서 보면 좀 더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직접 달성까지 가서 사저를 찾아가겠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그 자체가 국민들로서는 상당히 안심하도록 하는 그런 일”이라고 회동 의사를 표명한 자체만으로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