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투표까지 간 끝에 이재명계 박홍근 선출…朴 “당 단합·쇄신·개혁” 역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간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간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박홍근 의원이 24일 3차 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경쟁 끝에 원내 최다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원내대표 선거를 열고 특정 의원의 입후보 없이 참석한 의원 전원이 표를 행사하는 콘클라베(교황 선출 방식) 투표를 진행했는데, 원내대표에 도전한 6명 중 재석의원 3분의 2를 득표한 의원은 없고 안규백·김경협 의원을 제외한 박홍근·이원욱·박광온·최강욱 등 4명은 10% 이상인 18표 넘게 얻어 2차 투표에서 다시 맞붙었다.

하지만 4명을 대상으로 한 2차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득표순위 1, 2위인 친문·이낙연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박광온 의원과 이재명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박홍근 의원이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는데, 여기서는 단순 다득표자가 원내대표로 선출된다는 규칙에 따라 3선의 박홍근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민주당에 따르면 해외출장을 떠난 2명의 의원을 제외한 170명의 민주당 의원들 중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격리 됐지만 온라인으로 투표에 참석한 7명 등 166명이 이날 투표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원내대표 선출은 비대위원장과 함께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느 계파가 당을 주도하게 되느냐는 의미도 있어서 많은 의원들이 적극 참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선 “윤 당선자의 독선과 불통,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대하는 적대적 태도를 보면 심상치 않다. 적대적 관계 그리고 정치적인 어떤 보복, 검찰의 전횡이 현실화되면 모든 것을 내걸고 싸우겠다”며 “반드시 문 대통령과 이 상임고문을 지켜내겠다”고 사실상 윤 당선인 측에 맞서는 강경투쟁 기조를 예고했으나 수락연설에선 “당의 쇄신과 변화를 위해 헌신하라는 명령으로 받들겠다. 당의 단합, 쇄신, 개혁 의지를 한 곳으로 모아 앞으로도 잘 모시고 경청하며 원내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낙연계와 친문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재명계 의원들이 힘을 실어준 박홍근 의원이 당선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민주당 내 주류가 더 이상 친문이 아니고 대선에 패했어도 이재명 상임고문의 당내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어서 앞으로 이 고문이 정치권 전면에 다시 나설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고 할 수 있는데다 윤호중 비대위에서도 이 후보가 직접 추천했던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의 목소리가 박 원내대표 당선을 계기로 한층 힘을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박 신임 원내대표는 1969년 전남 고흥 태생으로 올해 나이 53세이며 서울 중랑을 지역구에서 19대, 20대, 21대로 내리 3선에 성공했고 김상희 의원 보좌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중랑선거대책본부장 등을 맡아 박원순계로 분류되기도 했으나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이재명 후보 공동비서실장으로 활동하면서 이재명계 인사로 자리매김했다.

영상편집 / 박상민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