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살리기에 진땀 빼는 삼성그룹

지난달 삼성SDI가 삼성물산의 주식을 사들인 데 이어 삼성전자까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 살리기에 나섰다. 이는 삼성물산에 대한 M&A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에 대한 그룹 차원의 경영권 강화 시도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을 4.02% 보유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4대주주 자리에 있으며 삼성종합화학 38.7%, 삼성SDI 18.0%, 삼성정밀 5.6%, 제일기획 12.6% 등 사실상 삼성그룹의 순환 출자 구조에서 핵심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물산에 대한 계열사 지분은 현재 16% 정도에 불과한 상태이며 반면 외국인 지분이 40%에 달하고 외국인이 지속 지분을 늘리고 있어 M&A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여유 시간은 있으나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만큼 삼성그룹은 자체 경영권 방어에 신경을 쓰는 모습. 10월 15일 삼성전자는 서초동 삼성타운 예정지 토지 1726평을 삼성물산으로부터 1038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의 지원 외에 삼성물산은 이미 자체적으로 지난 8월 카자흐스탄에 합작 투자했던 구리제련사 카작무스에 대한 보유지분 24.8%(삼성물산 본사 9.3% + 홍콩 현지법인 15.5%)를 1155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6월말 기준 644억원 수준이었으나 2193억원이 추가 확보되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이 자체적으로 경영권을 방어할만한 능력이 없는 만큼 이번에 확보된 자금으로 자사주 매입을 통한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일 삼성물산이 현재 확보된 자금을 전액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경우, 10월 20일 종가(1만4600원) 기준으로 지분을 9% 이상 확보할 수 있다. 이미 삼성SDI가 지난달 17일부터 시장의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 주식 431만주(약 700억원)를 사들여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은 4.5%에서 7.4%로 끌어올려 최대주주가 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에 대한 삼성그룹 계열사의 지분율이 15.64%로 높아진 만큼, 삼성물산이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경우 약 25%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외국인 주주들이 분산되어 있는 만큼 충분히 경영권 방어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삼성물산이 확보한 현금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으로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삼성물산은 이번 주말 비상장 계열사 지분 매각을 결의할 것으로 보여 현금성 자산 확보가 추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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