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주 논란에 '중립성' 훼손 비판 받던 선관위
'정치적 표현의 자유 최대한 보장할 것' 입장 변화
여야, '소의 가죽'·'법카 초밥'·'전과4범' 등 검토 요청
선관위 신뢰도 회복 노력에 대한 긍정 평가
반면 대선 네거티브 과열 우려 목소리도 감지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4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제20대 대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4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제20대 대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폭넓게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법카 초밥', '법카 소고기', '쌍욕, 패륜아', '살아있는 소의 가죽' 등 여야의 네거티브 성격의 플랜카드 문구 사용을 허용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선관위는 이번 대선 현수막 등 홍보물에 실명이나 사진 등을 제외하고는 여야가 원하는 대부분의 표현에 대해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입장 변화를 보이면서 각 당에 사용허가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는 지난해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까지만 해도 선거법 90조를 근거로 '내로남불' 및 '무능' 등의 단어 사용을 엄격히 제한해 왔던 상황이라 달라진 선관위의 입장 변화에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선관위에 더불어민주당 측은 '살아 있는 소의 가죽을 벗기는 세력들에 나라를 맡기시겠습니까', '무당도 모자라 신천지가 웬 말이냐', '술과 주술에 빠진 대통령을 원하십니까', '일꾼 vs 술꾼,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등의 문구에 대해 검토를 요청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법카로 산 초밥 10인분, 소고기는 누가 먹었나', '쌍욕, 불륜 심판하자', '쌍욕, 패륜아를 뽑으시겠습니까', '전과 4범은 안 됩니다' 등의 문구에 대해 검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측은 윤석열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주술 논란과 김건희씨에 대한 네거티브를 준비하는 분위기였고, 국민의힘 측은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비리 의혹과 김혜경씨의 불법 갑질 의전 및 경기도 법인카드 공금 횡령 문제에 대해 집중 공격을 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선관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는 특정후보의 실명을 거론하거나 사진을 넣는 등의 행위는 금지하고, 이를 제외한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최대한 보장하기로 내부 방침이 세워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선관위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 그간 조해주 전 상임위원의 '편법 꼼수 임기 연장' 논란으로 선관위가 공정성과 중립성 훼손 논란에 휘말리고 '관권선거'라는 따가운 시선까지 받았기에 선관위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또 다른 일각에서는 얼마남지 않은 대선 정국에서 여야가 서로를 향해 본격적인 네거티브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감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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