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통합! 모든 정치세력과 연대”…尹 “초심! 더 낮은 자세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좌)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좌)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공식 선거운동일을 하루 앞둔 1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저마다 결의를 다지며 20여일 남은 대선일까지 대략적인 전략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사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에 대해 “통합정치와 정치보복, 민주주의와 폭압정치, 미래와 과거, 화해와 증오, 유능과 무능, 평화와 전쟁, 민생과 정쟁, 성장과 퇴보가 결정되는 역사적 분기점”이라며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국가발전을 앞당기는 유능한 민주국가가 될지, 복수혈전과 정쟁으로 지새우는 무능한 검찰 국가가 될지 결정된다”고 역설했다.

이는 윤 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 발언과 대비시켜 자신은 국민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지향한다는 전략을 꺼낸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선지 그는 “선거과정과 무관하게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연대, 연합해서 국민내각으로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며 “국민통합정부를 위해 필요하다면 이재명 정부라는 표현도 쓰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그는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여론이 더 높은 점을 의식한 듯 “모든 변화가 무조건 선은 아니고 나쁜 변화가 아닌, 더 좋은 변화여야 한다. 국민에게는 ‘묻지 마’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 세상교체가 더 필요하다”며 국민의당에 손을 내밀려는지 “적대적 공생이라 불러 마땅한 거대양당 체제 속에서 우리 민주당이 누려온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겠다”고까지 천명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표의 등가성이 보장되는 선거제도 개혁’과 ‘위성정당 금지’, ‘기초의회 2인 선거구 제한’ 등을 약속했으며 이념과 진영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겠다면서 국민통합추진위원회(가칭)를 구성하고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총리 각료 추천권, 임기 내 순차 개헌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개헌도 화두로 꺼내 5·18 명기와 환경위기 대응·경제적 기본권 반영, 대통령 권한 분산을 제시한 뒤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에 도움이 된다면 필요한 만큼의 임기 단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으며 개헌추진 시점에 대해선 “정치세력이 합의만 한다면 내게 주어질 수 있는 대통령의 권한도 충분히 단축해서 새로운 정치체제를 만드는 데 전적으로 협조하겠다. 국민적 합의는 임기 후반보다 전반이 훨씬 용이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처럼 이 후보는 기존 정치세력과 함께 하는 통합과 거대 정당의 기득권, 제왕적 대통령을 포기하는 양보를 내세워 표심을 얻으려는 전략을 펼쳤는데, 이처럼 자세를 한껏 낮춘 데에는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제안으로 촉발된 야권 단일화가 추진될 경우 자신이 열세에 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로 비쳐지고 있다.

한편 이 후보와 박빙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윤 후보도 같은 날 오후 공식 선거운동 돌입 전 소속정당 의원들이 모인 국회 의원총회에 참석했는데, 그는 정권교체 여론에 한층 힘을 싣고자 “이번 대선은 정의와 공정, 자유 민주주의 가치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선거고 무엇보다 부패하고 무능한 민주당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이제 23일 남았는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더 열심히 뛴다면 정권교체, 대선승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내부 결속을 당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윤 후보는 “우리 국민의힘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국민을 위해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 나왔는지 국민 앞에 우리의 각오를 제대로 보여드려야 한다. 진실한 마음으로 진정성을 담아 국민께 다가가면 국민들께서 우리 마음을 우리에게 열어주실 것”이라며 “여전히 저와 우리 국민의힘이 많은 국민들로부터 아직 신뢰받지 못하고 이번 선거에서 어디에 투표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분들도 계신데 우리가 이런 분들의 마음까지 열 수 있도록 저부터 더 낮은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한껏 자세를 낮출 것을 주문했다.

다만 선거 승리에 대해 자신이 없어 유권자들에게 자세를 낮추자고 호소했다기보다 대선일까지 남은 기간 동안 조심하며 실수 않도록 ‘관리’해나가자는 의미로 풀이되는데, 그래선지 윤 후보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다른 정치세력과 함께 하겠다는 이 후보와 달리 “우리 당을 더 강력한 조직으로 재건해서 국정운영의 기본으로 삼고 저희가 국민들께 더 많은 지지와 성원을 받아야 하고 더 많은 국민들의 고민과 민생고를 저희가 품어 안아야 된다”고 자당을 중심으로 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면서도 “대선 승리의 그날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뛰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당 간 분위기가 사뭇 다른 이유는 선거비용 마련을 위한 모금 결과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앞서 이 후보의 선거비용을 마련하고자 출시된 민주당의 ‘이재명 펀드’는 지난 9일 공모 1시간 49분 만에 목표액인 350억원을 달성한 반면 국민의힘이 14일 개설한 ‘윤석열 국민펀드’의 경우 모금 시작 53분 만에 500억원을 달성했고 기존 목표액인 270억원은 선착순 공모라지만 불과 17분 만에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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