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최악의 대선구도, 나만 진퇴양난에 빠진 느낌"
공천 개입 이미지에 구태로 몰린 홍준표, 무속 논란까지
"이런 모욕, 내참 어이없어...그 과정도 고통스러워"
윤태곤 "윤석열 측보다 홍준표·유승민 고민 더 깊을 것"

(좌측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 합류를 놓고 '조건부'로 '전략 공천 요구'와 '처가비리 엄단 선언'을 제시했지만, 오히려 홍 의원은 '공천 개입'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되려 역풍을 맞은 모양새가 됐다.

홍 의원은 전날 자신의 온라인 플랫폼인 '청년의 꿈 - 홍문청답'(홍준표가 묻고 청년이 답하다)에 <진퇴양난(進退兩難)>이라는 제목으로 "대선은 국민적 축제인데 최악의 대선구도에 나만 진퇴양난에 빠진 느낌"이라고 글을 올려 최근 자신이 수세에 몰린 상황임을 추측케 했다.

앞서 그는 윤 후보와 비공개 회동을 하며 대선과 함께 치뤄지는 보궐선거에서 서울 종로구와 대구 중남구에 특정 인사들의 전략 공천을 요구했는데, 그 다음날 윤 후보는 자신의 모토인 '공정'과 거리가 멀다는 판단 하에 '공천 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준석 당대표와 권영세 선대본부장 겸 사무총장도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할 것이라고 발표하여 오히려 홍 의원은 '구태 정치인'이라는 모양새로 비춰지게 됐다.

아울러 홍 의원은 최근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무속인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서울의소리 측 이명수씨는 김건희씨에게 무속과 관련한 유도 질문을 계속하자 김건희씨는 '나는 점을 안본다. 내가 오히려 점쟁이 점을 쳐준다. 그리고 오히려 이 바닥에서 누가 굿하는지 나한테 다 소식이 들어온다. 난 굿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면서 '홍 의원도 굿했는지'를 묻는 유도 질문에 대해 김건희씨는 "그럼"이라고 답한 통화내용이 공개됐었다.

이에 홍 의원은 "내 평생 굿한 적 없고 나는 무속을 믿지 않는다"면서 김건희씨에 대해 "거짓말도 저렇게 자연스럽게 하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참 무섭다"고 비판하여 사실상 윤 후보와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상황도 이어지게 됐다.

더욱이 그는 당에서 '홍준표 죽이기 공작하는 것'이라는 질문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 위장평화쇼처럼 국민들이 진실을 알테지만 그 과정이 고통스럽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런 탓에 홍 의원은 사실상 윤 후보의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에 나서기도 불편한 형국이 됐고, 또 자신의 정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당을 나갈수도 없는, 즉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설이 오기 전까지 윤 후보 측과 홍 의원의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는데, 다만 '청년의 꿈'의 한 질문자가 홍 의원을 향해 '이 대표와 어제 통화하시고 당을 돕겠다고 하셨나요?'라는 제목을 질문하면서 그는 '홍 의원에게 탈당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하기도 했지만, 이에 대해 홍 의원은 "귀거래사를 읊어야 할 싯점에 이런 모욕 당하고 내참 어이없네요"라고 답하며 불편한 심경임을 거듭 내비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지금 이 상황에서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그분들이 그냥 사심없이 '나는 그냥 돕는다' 이러면 도움이 되겠지만 '공천을 어떻게 한다' 이런 이야기가 계속 되면 (국민의힘에서는) 차라리 없이 간다는 (입장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이 부분은 윤석열 후보 쪽에 고민보다는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쪽에 고민이 더 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윤 실장은 "공천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되게 민감하다"면서 '윤 후보의 선거본부에서 홍 의원의 요구를 받지 않은 것은 윤 후보가 홍 의원을 끌어 안는다는 포용 보다는 오히려 윤 후보가 홍 의원에게 휘둘린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플러스 마이너스에 대한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