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그룹, '2·3세 후계자 양성' 본격 몰두

10월 4일 롯데그룹의 신동빈 부회장이 그룹의 구조조정본부격인 롯데호텔 정책본부 본부장에 임명된데 이어, 대항항공 조양호 회장의 외아들인 조원태 씨가 경영전략본부 기획팀 부팀장으로 경력입사 하는 등 주요그룹들 이 후계체제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삼성의 이재용 상무나 현대차의 정의선 부사장 등도 최근 보폭을 크게 넓히고 있어 2,3세 경영인들의 움직임이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14일 재계에 따르면 조원태 씨가 그룹경영을 총괄하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기획팀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앞으로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조원태 씨는 지난해 한진정보통신에 입사, 경영을 위한 첫발을 디뎠으며 이번에 경영전략본부로 옮기면서 그룹경영 전반에 대해 폭넓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그룹 안팎에서는 조양호 회장이 현재 50대 중반으로 앞으로도 한참 활발하게 활동할 것이기 때문에 조원태 씨의 후계수업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진행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롯데 신격호 회장의 2남인 신동빈(49) 부회장도 이달 초부터 그룹 경영전반의 실무에 관여하면서 후계체제를 굳힐 전망. 신 부회장이 그룹차원의 주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그룹 주요정책의 실무작업 및 계열사간 중복투자 예방 등의 업무를 관장하는 롯데호텔 정책본부장에 임명된 것은 본격적으로 경영전반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롯데그룹이 신동빈 부회장 체제로 서서히 모습을 갖춰갈 것으로 재계는 분석하고 있다. 삼성의 이재용 상무와 정의선 현대차 부사장도 그룹 후계자로서의 입지강화에 올 들어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상무는 지난 7월부터 소니와의 합작사인 S-LCD의 등기이사를 맡아 기업의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이 상무는 아울러 이건희 회장이 장기간의 해외체류를 마치고 천안 탕정 LCD단지와 구미 휴대전화 공장을 방문해 주요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는 등 현장경영을 강화할 때 빠짐없이 이 회장과 동행하는 등 후계자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대차의 정의선 부사장은 최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설립의 걸림돌이었던 토지수용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등 그룹 내 역할을 키워가고 있다. 정 부사장은 동유럽 공장 부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슬로바키아를 수 차례 방문, 미쿨라스 주린다 총리 및 루스코 장관 등을 만나 공장 설립 문제를 협의하는 등 슬로바키아 공장 문제를 진두지휘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들의 후계구도가 확정되면서 경영능력을 키우기 위한 2,3세 경영인들의 행보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이들의 역할도 점차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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