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표 받으려 막 지른다”…洪 “찍어주면 연필 한 자루씩 드리겠다는 식”

(좌측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이언주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이언주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대권 경쟁이 가열되면서 여야 후보들이 재정 부담이 상당한 공약을 앞다투어 쏟아내고 있어 정치권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지난 10일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 재정을 동원하겠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겨냥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되면 어디 가서 돈 벌어올 수 있느냐”라며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료를 왕창 올리지 않으면 2~3년 내에 고갈 위기에 빠지는데 이런 것은 외면하고 표 받으려 막 지르면 중증 환자와 그 가족들은 어떻게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이런 게 바로 임기 동안 해먹고 튀면 그만이라는 전형적인 먹튀정권의 모습”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인기 영합 정치를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정권이 교체돼도 대한민국 정치는 결코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병사 봉급 월 200만원’ 공약에 대해서도 “지금 부사관 월급이 200만원이 되지 않는데 대체 부사관 또는 장교 월급은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해 말해줘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뿐 아니라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사실상 이 후보의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과 윤 후보의 ‘병사 월급 200만원 인상’ 공약을 싸잡아 “‘나를 찍어주면 여러분들에게 연필 한자루씩 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공책 한 권씩 드리겠습니다’, “국가 백년대계를 논해야 할 대선이 초등학교 반장선거로 전락했다”며 “대선이 왜 이렇게 저급하게 됐나. 참으로 국민 앞에 고개 들기가 부끄러운 저질 대선을 바라보는 참담한 요즘”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홍 의원의 국민의힘 당내 대선 경선 당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었던 이언주 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리 대선도 모자라 무책임 졸렬 대선이 되어가는 대한민국, 이래도 되나”라며 천문학적 액수의 나라 빚과 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 악화를 거론한 뒤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모두 겨냥 “미래에 대한 진지한 걱정과 고민은 찾아보기 어렵고 처신이 가볍기 짝이 없다. 세금 퍼주기를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먼저 이 후보의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검토 공약에 대해선 “건강보조제나 미용제품까지 지원하겠다는 건가. 건강보험 급여화를 확대하려면 더 절실한 곳부터 해야 한다”며 “암환자들, 중환자들이 보험이 안 되어 치료를 주저하거나 집안이 패가망신하고 있다. 산부인과 등은 전공의가 없어 시골에서 출산할 병원조차 찾을 수 없는데 이런 문제들 해결하는 게 우선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또 그는 윤 후보의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도 꼬집어 “하사관 급여보다 병사 급여가 더 높아져 군인, 군무원 급여체계 무너지는 건 어떡하나. 차라리 단계별 모병으로 전환하고 직업군인들에게 더 제대로 지급하는 게 공정한 것 아니냐”라며 “수천억도 아닌 수조를 병사 급여로 지출한다면 그게 과연 공정한 것인지, 효율적인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젊은이들에게 혈세 퍼줄 궁리하지 말고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희망을 줘여지, 이러면서 기본소득 반대 명분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다만 윤 후보는 11일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병사 월급 인상 공약과 관련 “엄혹한 안보 현실 속에 우리 사회 어느 지역에서나, 지속적으로 국가에 자신의 노무를 제공하는 분들은 최저임금 이상의 처우를 받고 있는데 청년 병사들에게만 예외를 두는 것은 더 이상 국민들의 상식과 공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는데, ‘대표적 공약이 없는 상태에서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의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그 점을 유의해서 잘 설득하겠다”며 공약을 바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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