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법정 토론 3회는 검증하기에 부족한 횟수"라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대장동 의혹 토론'의 필요성에 대한 입장도 표명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특검을 같이 받고 같이 하자는 얘기 했습니다만 토론은 법정 토론 가지고는 부족하다"며 "법정 토론 이외에는 당사자 간 협의가 필요하니, 실무진이 협의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이 후보와 토론을 확대하고 적극 나서겠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그는 "비위 의혹과 관련한 신상 문제, 정책 관련된 것, 또 본인이 공적 지위에서 과거에 했던 일이 있다면 그에 대한 문제점 지적 등이 다 주제가 되지 않겠나"라면서 "당연히 국민적 의혹이 많은 대장동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검증 토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 측에서는 국민의힘 측이 대선후보 토론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나서자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도 보였는데, 앞서 전날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윤 후보 측을 향해 "약간 조급하신 것 같다"며 절차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이날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토론할 생각이 있긴 하느냐"면서 "혹시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특검과 똑같은 패턴으로 토론도 피해가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원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는 '특검하자' 해놓고, 정작 민주당은 온갖 핑계로 특검법 협상을 방해하는 수법"이라면서 "(이 후보는) 특유의 말장난과 말 바꾸기와 침대축구 수법으로 특검은 시간을 끌고 있지만, TV토론까지 같은 방식으로 피한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향해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며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을 포함해 토론을 할 생각이 있긴 한가. 옆에 선 들러리 내세우지 말고 이재명 후보가 직접 토론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국민의힘 측은 이 후보와의 토론을 간절히 바라면서 한층 고무된 분위기였는데, 실제로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는 입으로만 조건 없는 대장동 특검을 하자고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그만 치고, 상설특검을 하자며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붙여 차일피일 시간을 끄는 민주당 지도부를 먼저 성토하라"며 "저와 누구 말이 맞는지 국민 앞에서 끝장 토론을 하자"고 압박했다.

아울러 김 원내대표는 이 후보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것을 두고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은 딱 이럴 때 쓰는 것"이라면서 "이 후보 발언의 속뜻은 '범인은 나 이재명인데 죄를 짓지도 않은 유 전 본부장과 김 전 처장이 얼마나 억울했으면 극단적 선택을 했겠나, 검찰 수사가 정말 엉터리 같다'고 말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늑장 수사, 부실 압수수색, 윗선 봐주기로 점철된 대장동 수사가 이 후보의 발언대로 무리를 한 것은 순전히 '그분'으로 지목되는 이 후보 본인을 비호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수포자(수사 포기자)'로 전락해 전례 없는 가짜 수사로 몸통을 뭉개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이 어디 있겠나"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더해 'DJ 적자'(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자)라 불리던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이슈를 다루든 기본적으로 검사와 전과 4범의 토론"이라면서 "민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북한, 환경, 복지, 교육 등 모든 토론의 기본 구도는 범죄와의 전쟁 구도다. 말 바꾸기, 정책 뒤집기도 일종의 대국민 사기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 이사장은 "(민주당은) 도대체 뭘 환영하는가. 전과 4범, '대장동 부패' 몸통, 대장동 수사 관련 2명의 극단 선택 사건, 살인마의 변호사, 조폭과의 공생 관계, 형수 쌍욕, 검사 사칭, 박근혜 (전)대통령을 존경한다고 그러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아느냐는 말뒤집기를 비롯해 수없는 말 바꾸기와 거짓말 시리즈를 국민 앞에 전시할 '윤 후보를 위한 이런 대박쇼'를 여당이 환영하는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다가올 3월 대선은 범죄와의 전쟁, 부패와의 전쟁 구도가 될 것이다. 평생을 범죄 잡는 일을 추구한 달인과 전과 4범의 맞짱 토론은 다가올 대선판을 범죄 추방 운동 캠페인으로 만들 불씨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 후보는 또 다시 토론을 피하는 말 바꾸기를 해선 안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