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건우

베토벤이 평생 작곡한 피아노소나타 32곡이 7일 동안 여덟 차례 연속 연주회를 통해 관객을 찾는다. “베토벤만큼 인간을 깊이 이해한 작곡가는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피아니스트 백건우씨가 베토벤의 고뇌와 열정을 재현한다.

12월8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리사이틀은 음악적 의미와 경제적 파급 효과까지 불러오며 주목 받고 있다. 이른바 ‘배건우 효과’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기획사측은 “피아노 연주사에서 7일 동안 연속 릴레이 연주로 전곡을 소화한 시도는 사실상 전례가 없었다”고 말한다. 기교도 기교지만, 베토벤의 인생과 음악에 대한 깊이있는 해석과 이를 끌어낼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이다.

백건우씨는 “쉬지 않고 온전히 베토벤에 빠져서 연주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베토벤에 대한 관심을 보여 온 그는 10여 년 동안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완주를 위한 수련을 거듭해왔다. 또한 독일과 오스트리아 곳곳에 있는 베토벤의 유적, 관련 저술들을 대부분 섭렵, 인생전반에 대한 이해를 키웠다.

10여 년의 인고였던 만큼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 부을 무대도 대단하다. ‘개인 리사이틀은 많아도 2번, 오케스트라 공연은 많아도 3번’이라는 기존 공식을 깨고 7일 연속 리사이틀에서 8차례의 연주회가 준비됐다. 이는 단일 장소에서 한 개인이 여는 연주회로는 최다 규모다. 8회 연주회동안 총 티켓 2만장이 준비됐으며 이를 사전 예매한 8백명(6천4백장)이라는 숫자도 전례를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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