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 미국 MSD·화이자 경구용 치료제 조건부 승인 권고
우리나라도 구매 계약 체결했지만 식약처 승인 여부 결정 안 나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전 세계가 다시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의 경구용 치료제가 일선 병원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아직 EU에서 승인되지 않은 미국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사용을 조건부 허가한다고 발표했다. CHMP는 화이자가 제출한 임상 2·3상(EPIC-HR) 중간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권고를 내렸다.
EMA는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가능한 한 빨리, 또는 증상이 나타난 지 5일 이내에 투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추가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 없고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성인을 치료하는 데 팍스로비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EMA는 이번 발표에 대해 “최근 EU 전역에서 코로나19 감염률과 사망률이 상승하는 것을 고려해, 정식 판매 승인 전에 긴급 사용 등 이 약의 조기 사용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는 회원국 당국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EMA는 팍스로비드를 다른 의약품과 함께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장과 간 기능이 심하게 떨어진 환자와 임신부 및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곧 EMA의 웹사이트에 게시될 예정이다.
EMA는 지난달 미국 제약사 머크앤드컴퍼니, MSD가 만든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에도 비슷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유럽 지역의 일선 병원에서 경구용 치료제가 처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나라 정부는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 ‘팍스로비드’ 7만명분 등 총 31만2000명분의 선구매 계약을 마친 상태다. 여기에 최근 국무회의에서 경구용 치료제 선구매를 위한 예비비 1920억원도 의결되면서 23만~31만명분의 경구용 치료제를 추가로 구매할 전망이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한 이후 급격히 늘어 17일 9시 기준 971명을 기록하고 있다. 병상 대기 환자는 15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경구용 치료제의 승인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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