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한기호 사무총장이 주말 사이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윤석열 대선후보가 1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이준석 당 대표도 침묵하여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둘러싼 내부 갈등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모습이다.

국민의힘 공보실은 이날 기자단 알림을 통해 윤 후보가 외부 인사 영입을 위한 조찬 회동을 이유로 당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을 늦은 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이 대표는 "공개 발언이 없다"고 침묵하고 김기현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의 공개 발언만 진행됐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 총장이 이 대표에게 자신의 사무총장직 거취를 일임한 것이 발단이 되어 그간 이 대표가 윤 후보 측과 주도권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온 것이 밖으로 드러난 상황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당무우선권을 놓고 이 대표와 윤 후보 측의 주도권 다툼이라는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이날 윤 캠프에서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활동한 김영환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되는 집안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한기호 사무총장이 윤석열 후보에게 부담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 이준석 대표에게 사의를 표했다"며 "그의 살신성인 백의종군의 정신이 이어졌으면 한다. 국민의힘 당직자는 이준석대표를 통해 일괄사표를 내야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김 전 의원은 "모든 당직자가 일괄 사표를 내고 윤석열 후보에게 당직선택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그것이 당헌이 정한 당무우선권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것이 상식의 정치에 맞고 이준석의 청년정치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당무우선권을 놓고 이 대표와 윤 후보 측의 갈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한 셈이다.

한편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그동안 대선 때 보면 대부분 후보의 의중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사무총장이 선대본부장을 겸하는 게 관례였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사실 물밑에서 신경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은 "아마 한기호 총장의 유임을 원하는 쪽과 다른 분으로 교체해 달라는 후보 측의 입장이 물밑에서 조율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상황을 짚으면서도 "당무우선권이라는 것이 당헌당규에 명시는 되어 있는데 이 규정을 들어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싸우기 시작하면 이제 좀 힘들어진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대통령후보자의 선출 규정 제74조에 '대통령 후보자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선거일까지 선거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당무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하여 가진다'고 '당무우선권'이 명시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당 사무총장의 자리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 자리가 조직과 재정관리 등을 수행하는 '곳간지기' 역할이기 때문이기에, 차기 대선을 앞두고 윤 후보의 뜻에 맞추어 함께 움직여야 하는 자리는 분명하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 공천과도 연결된 문제이기에 이 대표 측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