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부산, 강남 같지는 않은 측면 있어”…정의당까지 “비수도권 모두 비하한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메타버스 출발 국민보고회에서 8주간 민생탐방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메타버스 출발 국민보고회에서 8주간 민생탐방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솔직히 부산은 재미없잖아’라고 발언했다가 지역 비하 발언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자 이 후보 측에서 “웃자고 한 이야기에 언론은 죽자고 달려든 격”이라고 대응해 더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3일 부산 지역 스타트업·소셜벤처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문제의 발언을 하다가 “재미있긴 한데 강남 같지는 않은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는데, 이에 대해 국민의힘에선 김병민 선대위 대변인이 즉각 논평을 통해 “강남 같아야만 재미가 있다는 자기 고백에 나선 것인가. 부산지역을 폄훼하는 발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김 대변인은 “이 후보는 본인 선대위 상임고문인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과거 부산을 찾아 ‘부산에 올 때마다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생각했다’는 지역 비하 망언을 쏟아낸 사실을 기억하고 있는가. 지난해에는 박재호 민주당 의원이 부산 시민을 향해 ‘어떻게 나라 걱정만 하시는지 한심스럽다’고 말해 충격 준 사실도 있다”며 “이젠 민주당 대선후보까지 부산지역에 대한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으니 이쯤되면 민주당의 ‘지역비하 DNA’를 이 후보가 계승하려는 것 아닌지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이에 맞서 민주당 선대위의 이소영 대변인은 지난 14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부산은 지역 국회의원 중 78%가 국민의힘 소속이다. 국민의힘은 부산을 떠나는 청년과 기업을 위해 지금까지 뭘 해왔는지 묻고 싶다”며 “이 후보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역 인재의 유출 문제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지역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청년이 살고 싶어 모이는 부산’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노력에 대해 발언했다. 청년이 강남보다 더 일하고 싶어하는 부산을 만들기 위한 정책 대안도 제대로 가지고 있지 못하면서 부산이 당면한 어려운 현실을 상대 당 후보에 대한 공격 소재로 삼는 국민의힘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하지만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여영국 대표까지 같은 날 이 후보를 겨냥 “부산은 재미없잖아 발언은 천박스러움 그 자체다. 수도권 집중화로 청년층이 떠나고 쇠퇴하는 도시를 살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시민들에게 모욕감을 준 것”이라며 “그 중에서도 강남을 들어 비교한 것은 이 후보의 지역균형발전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박에 없다. 이는 비단 부산을 비하한 것일 뿐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 모두를 비하한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여 대표는 “강남으로 가지 않고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도록 지역에 맞는 인프라를 확충하고 특성에 맞게 발전시켜 나아가야 하는 게 우리 정치의 사명이다. 이 후보는 사과해야 한다”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으며 박형준 부산시장도 같은 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에 표 달라고 온 분이 부산이 재미없다 해서 놀랐고 강남보다 재미없다고 해서 더 놀랐다. 부산이 재미있고 좋아서 다시 태어나도 부산에서 태어나고 싶다는 분들도 많은데 이 후보는 부산시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라”고 한 목소리로 이 후보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 측 반응은 대수롭지 않다는 모양새인데, 이 후보는 지난 14일 오후 적십자 병원 앞에서 시민들과 만나 “저는 어디 가서 말실수 하나 안 하려고 정말 노력하는데 지금 환경이 너무 안 좋다. 요만한 것 가지고 이만하게 만들고 다른 쪽은 엄청나게 문제 있어도 노코멘트, 나몰라라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누군가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상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언론 탓을 했으며 강훈식 민주당 중앙선대위 정무조정실장도 15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웃자고 한 얘기에 언론은 죽자고 달려든 격”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선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언론에 대한 백브리핑에 응하지 않는 이 후보의 태도까지 꼬집어 “이 후보가 백브리핑 하지 않는다고 할 때, 입만 열면 거짓말하는 게 중단되겠구나 했는데 이제는 1일 1망언을 한다”며 “어떤 지역이든지 재미있다, 없다로 비하, 모욕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맞불을 놨으며 김기현 원내대표도 “음주운전이 초보운전보다 낫다는 발언도 모자라 부산을 비하하는 저급한 인식 수준을 보여줬다. 하루빨리 후보를 교체하는 것이 순리”라고 이 후보와 민주당을 싸잡아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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