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테슬라 도입하자 SK, LG생산 고려
주행거리 짧지만 가격저렴, 화재 안전
“LFP 사용처 증가?” vs “국내업체 영향없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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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테슬라가 자사의 배터리를 LFP(리튬인산철)배터리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국내 배터리업계가 이를 쫓아 동일한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을 밝히는 등 시장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LFP배터리의 대부분은 중국 업체들이 생산하고 있는데 테슬라뿐 아니라 폭스바겐, 포드 등도 LFP배터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LFP배터리를 개발 생산하면서도 기존 삼원계 배터리의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LFP배터리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 이달 초 지동섭 SK온 사장은 외신 인터뷰에서 LFP배터리 생산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LFP배터리 개발 관련 입장을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 2027년 전고체 배터리 계획을 밝힌 바 있는 삼성SDI도 역시 LFP배터리 개발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LFP배터리의 90%이상을 중국이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LFP배터리 대신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를 주로 생산해 왔다. LFP배터리는 주행거리가 짧고, 부피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단점을 가졌다. 하지만 삼원계 배터리는 LFP에 비해 단가가 높은 단점이 있는데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가 거의 삼원계 계열이었다는 점에서 안정성에 문제가 제기돼 왔다.

여기에 광물 원자재 가격급등세와 전기차 안전문제가 불거지면서 LFP배터리에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의 발표가 LFP배터리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

우드매킨지도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LFP배터리는 2015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10%에 불과했으나 2030년에는 30%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NCM배터리는 같은 기간 점유율 70%에서 30%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애플카를 만들고 있는 미국 애플사도 중국 CATL과 BYD와 LFP배터리 공급협상을 벌이다 협상이 무마된 바 있지만 여전히 LFP배터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LFP배터리 채택에 따라 삼원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한국배터리 업계가 당장 타격을 입을 우려는 크지는 않다는 전망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테슬라가 LFP를 도입하는 부문은 스탠다드 모델로 테슬라 라인업 중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모델”이라며 “서구권으로 나가는 제품 중 일본 파나소닉의 NCA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의 배터리를 LFP배터리로 교체하는 것으로 국내업체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의 LFP배터리 생산 자체도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거라는 관측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FP배터리는 국내 업계가 진출을 포기하다시피 한 중국 시장을 중심의 저가차량에 채용되는 배터리고 이를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수요처를 찾는데도 부담이 될 것”이라며 “결정적으로 국내에는 LFP밸류체인이 없고, 기술경쟁력이나 원가경쟁력 부족한 상태라 따라간다고 해도 수익성이 맞지 않아 포기하거나 일부 생산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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