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지금 정부 얘기만 해봐야 안 먹혀…尹캠프, 15년 전 설치던 사람들 있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계 입성 초반의 압도적 독주 모습을 더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없고 주변에 있는 파리떼를 정리하지 못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3일 조국흑서를 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경애 변호사 등이 만든 선후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란 사람이 처음부터 대통령이 돼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없을 것이고 지난 1년간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의 다툼을 통해 국민 지지 받게 되고 그런 과정 속에 대선후보도 될 수 있겠다고 해서 후보로 등장했다”며 “윤 전 총장의 경우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내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할 것인지 확고한 입장을 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막연하게 내가 현 정부와 극한 대립해서 후보가 됐다고 지금 정부에 대한 얘기를 가져다가 아무리 해봐야 일반 국민에게 먹히지 않는다. 그렇기에 정권교체니 뭐니 과거 이야기만 하지 말고 미래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포커스를 맞춰서 자기 입장을 확실히 보이지 않으면 국민들이 안 따라간다”며 “일반국민에게는 흔히 얘기하는 정권교체가 큰 의미가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된다고 해도 정권은 교체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발 더 나아가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35% 가량의 지지율을 가졌는데 사실 대통령 출마의 꿈을 가졌으면 국민들의 새로운 흐름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로 갔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당에 들어가면 더 좋아질 줄 알고 덥썩 당을 택한 것”이라며 “국민들은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새로운 게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본인이 겪으면서 과연 내가 잘했느냐 못했느냐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라고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결정도 비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나는 윤 전 총장이 어느 정당에 소속돼 국민 지지를 받는 게 아니라 밖에서 지지율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만 내년 야권이 승리하는데 효과적이라 생각했다. 정치를 처음 해보는 사람이 정당에 들어가면 쉽게 잘 될 줄 알았는지 모르나 최근 와선 본인 스스로도 그 결정을 후회할 것”이라며 “당에 들어가니까 10여명의 후보자 중 하나가 됐고 또 거기서 경쟁하는 사람들은 내년 야권이 대선에 승리해야겠다는 생각보다 내가 후보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기에 야당 내부에서도 공격이 가해지니 본인으로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뿐 아니라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 주변 인물들도 문제 삼았는데, “지금 윤 전 총장 주변에는 파리떼가 잔뜩 모였을 것”이라며 “15년 전에 설치던 사람들이 캠프에 다 들어와 있는데 일반인들이 보면 저게 무슨 새로운 사람이냐 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사람은 배격하고 기존에 있는 사람들이 끼리끼리 하면 된다고 착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에 정치를 잘 모르고 시작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하고 뭘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 파리떼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는데 결국 그 파리떼에 둘러싸여 가지고 지난 5개월 동안 헤맨 것이 윤 전 총장의 현주소가 아닐까”라고 직격탄을 날렸는데, 실제로 윤 전 총장의 일부 외곽조직 중엔 심지어 과거 민주당 출신이었던 인사들까지 대거 영입되어 있는 실정이고 과거 국민의당 출신 인사 중 일부가 이를 주도하고 있어 윤 전 총장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지역에서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여당의 대권경쟁 판세에 대해선 이 지사를 꼽으며 “2017년 대선에 참여해 대통령 하려고 애썼던 분이고 지난 5년 동안 성남시장을 거쳐 경기지사까지 되는 과정에서도 대통령이란 목표를 두고 꾸준히 노력한 것만큼은 사실”이라며 “현재로선 민주당에서 제일 앞서가는 후보니까 그 사람이 후보가 될 것이란 것은 거의 확실하지 않나”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이 지사에 대해서도 기본소득 공약을 꼬집어 “기본소득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울 것 같으면 그 개념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얘기해줘야 하지 않나”라며 “과연 철저한 인식을 갖고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포퓰리즘에 사로잡혀 일반 국민이 화폐적인 이득이 오면 표가 나온다고 하는 생각에서 하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쓴 소리를 쏟아냈다.

이밖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도 김 전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잘 안다. 준비를 빨리 하라고 했는데 차일피일 시간을 미뤄서 7~8월이 돼서야 겨우 나왔으니 문제가 있다”며 “지금은 김동연이 출마했는지 안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자기는 민주당도 아니고 국민의힘도 아니고 독자적으로 정치쇄신을 위해서 시작한다고 하는 흉내를 내는 것 같은데 어느 정도의 능력을 과시할지 모르겠지만 시기적으로 너무 늦지 않았나”라고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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