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이 승부처? 이재명 측 “ARS 참여로 투표율 더 높여 달라”

(좌측부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전체 더불어민주당 1차 선거인단 온라인 투표율이 70%를 넘으면서 앞서 저조했던 첫 순회경선 당시 투표율과 달리 일단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높은 투표율이 어느 대선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3차례에 걸쳐 200여만명 규모의 선거인단을 모집한 민주당은 오는 12일 강원도에서 1차 선거인단에 등록한 64만1922명의 투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인데, 먼저 지난 8~9일 진행된 온라인 투표에 45만1630명이 참여해 투표율 70.36%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져 선두경쟁 중인 주요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유리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에선 충청권 순회경선에서의 과반 압승을 발판 삼아 대세론을 굳혀가겠다는 모양새인데, 박찬대 캠프 대변인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주까지 차기 대선 여론지형은 전화면접의 경우 이재명 후보가 1위, 자동응답은 윤석열 후보가 1위였지만 이번 주 자동응답과 전화면접 조사 모두에서 이재명 후보가 선두로 올라서는 변화가 처음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윤 전 총장 사퇴 이후 처음”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여당 후보에게 비교적 좋은 결과가 나오는 전화면접 뿐 아니라 야당 후보에게 비교적 좋게 나오는 자동응답 에서도 선두로 나서기 시작했단 것은 차기 대선여론이 이 후보로 쏠리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박 대변인은 몇 가지 여론조사 결과를 꼽아 “냉정하게 봤을 때 민주당이나 여권의 경쟁력은 후보 경쟁력을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며 “여야 다자는 후보 개인 경쟁력을, 양자는 정당 또는 진영 경쟁력을 보여주는데 앞으로 이재명 후보는 개인 경쟁력에서 2위와의 격차를 벌릴 가능성이 크다”고 역설했고, 같은 날 이 지사 측 열린캠프에선 높은 투표율이 유리한 요소라 판단한 듯 “1차 선거인단 온라인 투표율이 70%를 넘을 정도로 국민과 여러분께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는데 ARS투표 참여로 투표율을 더 높여 달라.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할수록 대한민국의 변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1차 선거인단 ARS 투표 안내 글을 올렸다.

이는 여러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이 지사가 여권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권리당원, 대의원이 참여하는 순회경선보다 일반 국민 참여 여지가 높은 국민선거인단 투표는 투표율이 높을수록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인데, 반면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까지 치면서 반전을 노리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에선 이 지사의 압승으로 끝났던 충청지역 경선 투표율이 50.2%에 그칠 정도로 저조했던 점을 들어 장차 높은 투표율이 나올수록 판세를 뒤집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7년 경선 최고 투표율이 76.59%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첫 순회경선이자 일반당원보다 충성도가 높은 권리당원들이 참여한 충청지역 투표율인 50.2%이 상당히 낮은 편인 건 사실인데, 득표율 상으론 이 지사(54.72%)가 이 전 대표(28.19%)를 두 배 가까운 차이로 앞섰지만 투표율이 낮다보니 실제 득표차는 1만206표에 그쳤다는 점이나 충청권 선거인단은 전체 선거인단의 4%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격차를 좁힐 경우 오는 25~26일 이 전 대표의 고향인 호남지역에서 열리는 순회경선을 통해 전세 역전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가 없지 않은 실정이다.

이를 보여주듯 이 전 대표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인 홍익표 의원은 지난 9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충청권 순회경선 참패에 대해 “투표율이 낮은 것도 저희 예상과 뜻밖의 결과가 나온 요인 중 하나”라고 자평하며 “조금 더 지금보다 좁혀져 경쟁하는 게 전체적 흥행에 좋다고 판단하고,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40% 투표율이 최소한 50% 후반, 60%로 올라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온라인투표만으로 70%는 넘긴 만큼 이날부터 오는 12일까지 진행되는 ARS투표까지 합하게 되면 최종 투표율은 80%선을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에 밀리는 이 전 대표로선 자신을 지지하는 일반당원들이 어느 정도 결집하느냐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고 만일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한 채 또다시 이 지사의 압승으로 끝날 경우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는 결선 없이 이 지사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아 어느 후보든 이번 경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다만 1차 국민 선거인단 결과가 이 전 대표의 추격에 힘이 실리는 쪽으로 결론 날 경우에 대비해 후보들은 다음 승부처이자 11차례의 지역순회 경선 중 최대 규모인 호남지역에 벌써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데, 경기도 도정 때문에 당장 움직이기 어려운 이 지사를 대신해 그의 부인인 김혜경 씨가 지난 8일부터 광주·전남 지역에서 지역표심 잡기에 나선 데 이어 이 지사 캠프 총괄본부장과 선대위원장도 모두 호남으로 향했고 대의원과 권리당원 수만 20만명이 넘는 호남에 사활을 건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부터 사흘째 이 지역을 돌면서 역전을 노리고 있어 12일 발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호남 투표도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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