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나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이준석 대표와 녹취파일 진실공방을 벌이며 연일 세간을 시끄럽게 한 가운데 원 전 지사가 대권 전략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원 전 지사와 함께 대권에 도전하는 하태경 의원은 2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원 전 지사는) 이슈 주목도가 높은 두 사람을 오가며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것"이라며 "자기 정치 욕심 때문에 '노이즈 마케팅'을 했다"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하 의원은 "(원 지사가) 정권교체에 찬물을 끼얹고 당 지지율 떨어져도 내 주목도만 올라가면 된다는 것(이라는 판단)"이라면서 "굉장히 저급한 정치, 누워서 침 뱉기 같은 일종의 자해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 전 지사를 향해 "이런 식의 누워서 침 뱉기 경쟁을 하면 결국 정권교체에 찬물만 끼얹는 것"이라며 "더 이상 안 그랬으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날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 출연하여 이 대표와 원 전 지사가 '윤석열 저거 곧 정리된다'는 발언의 의미를 두고 갈등이 벌어진 것에 대해 "(원 지사가) 원래 이렇게 하실 분이 아닌데, 이럴 리가 없는데 급했던 것 같다"면서 "예선에서 떨어지는 모멸감을 견디기보다는 '미안하지만 이준석 대표를 가지고 조금 장사를 해야겠다'라고 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우 의원은 "원 전 지사 입장에서는 제주도지사를 하는 동안 중앙 정치의 인지도가 많이 약해졌다"며 "본인 판단에 뭐라도 안 하면 예비경선 1차에서 질 수도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원 지사가) 고민을 좀 한 것 같다"며 "그래서 이제 약간 노이즈 마케팅을 한 것 같은데 결과는 전략적으로 성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우 의원은 "문제는 평가가 남는 것"이라며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하고 나면 나쁜 이미지가 남을 경우 상처가 남는다. 그러면 대통령 후보가 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앞서 원 전 지사는 지난 17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하여 '저거 곧 정리된다'고 자신과 통화한 이 대표의 발언을 폭로하였고, 그 다음날(18일) 이 대표와 '저거'의 의미를 두고 '윤석열'과 '갈등'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며 이 대표에게 "녹음파일 전체를 오후 6시까지 공개하라"고 몰아 붙였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가 결국 녹음파일을 공개하지 않자 원 전 지사는 19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가) 어제 오후 6시까지 음성파일 공개를 하지 않은 건 잘못을 인정한 것인 만큼 더는 진실공방을 하지 않고 공정경쟁에 집중할 것"이라며 사태를 급 마무리하고 나선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이로 인해 이 대표의 리더십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원 전 지사의 입장에서는 언론에 도배가 되면서 한 층 인지도를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는 일각의 평가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원 전 지사는 이날에도 대구 과문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역선택 방지 조항'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는데, 이번에는 유승민·홍준표 후보를 겨냥해 "역선택 때문에 지지율이 오른다고 생각하는 유승민, 홍준표 후보가 그냥 허용하자고 하는 건 비겁한 주장"이라며 "윤석열과 최재형 후보도 역선택을 당하니까 자기네 지지율이 불리하다고 보고 또 이거는 안된다는 거 아닌가. 이 역시 유불리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입장"이라고 공격하고 나섰다.

원 전 지사는 지난 6월 27일에도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의 'X파일 논란'을 비판하는 발언을 내자 홍 의원을 겨냥해 "윤석열이 타격을 입으면 자신한테 이익이 온다는 생각은 착각"이라면서 "남 해코지하는 낡은 정치를 물리쳐야 한다. 혼자 튀겠다고 개인기에 집착하면 조직력이 무너지고 팀은 패배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원 전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보이기에는 윤 전 총장을 옹호하는 듯해 보이지만, 사실상 '끼어들기'로 자신의 홍보를 위해 '마케팅'을 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거판에서는 자신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선거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원 전 지사도 마찬가지로 나름의 선거 전략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특히 야권의 대선후보 구도가 아직 윤 전 총장을 제외하고는 지지율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인 만큼 대선 경쟁에 뛰어든 후보들 간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