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념성향 비율서 중도층 31.6%…김재원 “安 지분 높아 대선 캐스팅보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 합당 결렬 최종 선언했다.사진 / 이강산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 합당 결렬 최종 선언했다.사진 / 이강산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단지 합당을 위한 합당 또는 작은 정당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선언한 이후 그의 결정을 놓고 묘수인지 악수인지 정치권의 평가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측 합당 실무협상단장인 성일종 의원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를 겨냥 “결정사항에 대한 판단은 국민이 냉정하게 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또 다른 정치적 선택의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마다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는데,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보궐선거 때 국민이 보여줬던 정권심판 에너지가 상당히 빠졌고 이젠 오직 실력만으로 맞붙는 대선이 되겠지만 국민의힘의 정치적 여건은 턱없이 불리하기만 하다”며 “안 대표가 야권의 공간을 중도로 확장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윤 의원은 “야권이 왜 합당을 하려 했나? 국민의당 3석을 (국민의힘) 104석에 얹기 위해서가 아니고 안 대표가 대변하는 중도정치의 가치를 국민의힘이 품어서 내년 대선에서 덧셈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였으나 합당 협의과정에서 보여진 현실적인 미래는, 1개 군소정당의 소멸과 평당원 안철수의 모습이었다”며 “합당보다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안 대표는 내년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김재원 최고위원도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에 대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려고 할 텐데 과거와 같은 힘은 발휘하지 못하겠지만 우리에게 상당히 부담되는 그런 위치에 있는 것은 틀림없다”며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일합을 겨뤘던 때가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대선이 있었던 2012년인데 그때 사실 보수진영이 최대한 동원해 대구·경북에서 80% 이상 득표했던 시기에도 3% 겨우 이겼는데 지금 안 대표가 갖고 있는 지분은 그보다 훨씬 높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그러니까 안 대표와는 결국 같이 가야 되고 점점 가치를 높게 우리가 안 대표를 대우해야 되는데 괜히 자꾸 소값 쳐주겠다느니 그런 식으로 비하하면서 협상에 나선 것은 상당한 패착”이라며 “과거에 보면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김대중 평화민주당 총재와 완전히 출발부터 마지막까지 달랐지만 결국은 같이 가서 정권을 창출했다. 그때 이른바 김종필 자민련이 갖고 있던 어떤 세력에 비해 훨씬 많은 정치적 지분을 인정해주고 같이 갔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같이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우리 당 후보가 선출되고 난 다음에 그때 가서 단일화 협상을 다시 해야 되지 않을까. 대의를 위해 함께 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노력해서 함께 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향후 안 대표와의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은 열어뒀는데, 이 같은 반응을 보듯 안 대표의 대선 출마가 야권 대선판에 미칠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실제로 야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2위인 홍준표 의원조차 17일 대선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안 대표와의 관계와 관련 “제가 당 대선후보가 되면 합당은 하지 않더라도 과거 DJP연대처럼 세력간의 연대로 정권탈환에 나서도록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처럼 양당 합당이 결렬됐음에도 불구하고 안 대표의 존재감은 단순한 군소정당 대표 수준이 아니라 그 이상이란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는데, 비록 현재 안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지난 13~14일 TBS의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전국 유권자 1007명에게 실시한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2.4%에 불과하지만 동 조사기관이 실시한 응답자의 정치이념 성향 비율에서 여전히 중도층은 31.6%에 이를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런 점에서 중도층 흡수는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주요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고 중도정당의 소멸이란 형식의 보수정당과의 합당보다 단독 출마의 길을 걸으려는 안 대표의 결단은 야권 대선판을 충분히 출렁이게 할 것으로 점쳐지는데, 일단 안 대표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김동연 부총리와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는 분이라면 어떤 분이라도 만나 의논할 자세가 돼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던 만큼 그가 얼마나 제3지대에서 판을 키울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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