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대 자성론 꺼낸 與 송영길…“2030 지지 끌어내면 대선 승리” 외친 野 이준석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등으로 제3지대 입지가 점차 좁혀지고 과거처럼 선거전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여야 양자 대결구도로 흘러가면서 이제는 중도층보단 청년층 표심잡기 여부가 승패를 가를 중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지난 4·7재보선 당시 보수정당과는 거리가 있다는 편견을 깨고 2030 표심이 결집해 압승하게 됐고 이를 발판으로 헌정 사상 최초의 30대 당 대표까지 내세운 국민의힘에선 야권 대선후보가 여권에 밀리면서 위기감 속에 2030 표심 잡는 데 승부수를 걸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업체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의 의뢰를 받아 지난 7~8일 전국 유권자 1006명에게 실시해 10일 발표한 여야 대선후보 가상 양자대결 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야권 선두주자인 윤 전 총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맞불을 경우 0.5%P 낮은 41.3%를 얻는 데 그쳤으며 심지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맞붙어도 이 전 대표 45% 대 윤 전 총장 42.6%로 나오고 있다.

그래선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미 지난 8일 경북 안동호 물길공원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현재의 표 분할 구도로는 이길 방법이 없다. 제가 당 대표가 돼보니 지금 선거하면 예전보다 부산과 대구에서 우리를 찍어줄 사람이 줄어들어 (여당에) 5%P 정도 진다”며 지난 4월 재보선 사례를 들어 “20·30대 지지층의 지지를 끌어내면 내년 대선 승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청년층에 기대를 거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이 같은 전망에 대해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는 김영환 전 의원은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부동산값 폭등과 세금 폭탄, 자영업 몰락 등 경제 폭망의 민생 고통이 폐부에 닿아 어떤 감언이설로도 호도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론이라는 순풍을 안고 싸우는 선거”라며 “5%차 패배론은 혹시 가잘 자만심을 경계하고 더 열심히 하자는 다짐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근거 없는 자만도, 불필요한 자학도 모두가 병”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 역시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의 압승을 이 대표의 5% 패배론 비판 근거로 들 만큼 지난 재보선 압승의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혔던 2030세대 표심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여당도 마찬가지여서 민주당은 지난 9일 청년정책총괄기구인 청년미래연석회의의 3기 출범식을 열고 당정청 모두 청년층 지원에 나서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는데,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정부는 오는 26일 국무총리 주재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통해 내년에 추진할 청년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으며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사회 전반을 청년 친화적 구조로 바꾸는 고민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송 대표는 2030세대의 여당에 대한 싸늘한 시선을 의식한 듯 문재인 정부의 주축이 되는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자성론을 스스로 꺼내들었는데, 86세대 맏형 격인 송 대표는 “(86세대가) 기득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새로운 미래세대를 위해 저희가 준비하고 배려하고 양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고 10일에도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86세대가 기득권이란 말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 저의 반성과 고백이 민주당의 청년정책의 새롭고 확실한 전환이 될테니 지켜봐 달라”고 2030 유권자들에 호소했다.

이처럼 젊은 유권자들을 향해 구애에 나서게 된 데에는 최근 정당 지지율에서 이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면도 없지 않기 때문인데,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지난 2~6일 전국 유권자 2530명에게 실시한 8월 1주차 정당 지지도 집계 결과(95%신뢰수준±1.9%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20대에서 8.7%P 오른 42.2%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의 경우 7.7%P 하락해 국민의힘의 절반 수준인 21.2%를 얻는 데 그쳤고 문 대통령의 20대 지지율은 한 주 만에 12.4%P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다만 전체적인 판세에선 ‘5%차 패배론’을 거론하며 2030 표심을 잡아야 한다고 절박하게 외친 이 대표와 달리 송 대표는 10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재보선 패배 직후 정권교체가 당연시되던 상황에서 벗어나 예측불가 상황으로 바뀌었다. 정권교체 여론과 정권유지 여론의 격차가 한때 20%가 넘었지만 최근엔 한자리 숫자로 좁혀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승기를 잡기 위한 요소로 2030세대 포섭을 염두에 둔 모양새인데, 과연 대선 주요 변수인 2030 표심을 여야 중 어느 쪽이 잡을 수 있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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