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하면 패배” 강조에도 윤석열·총선 부정선거 놓고 후보들 간 반응 엇갈려

(좌측부터)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이준석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사진 / 시사포커스
(좌측부터)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이준석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사진 / 시사포커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10여명에 이르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29일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대면했지만 단합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도 한편으로는 몇몇 화두에 대한 각 후보 간 입장차도 분명하게 감지돼 향후 경선 과정에서 신경전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적 사정으로 불참하게 된 1명을 제외한 김태호·박진·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희숙·장기표·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 등 11명의 예비후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이준석 당대표, 지상욱 여의도 연구원장,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 등과 간담회를 가졌는데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인 만큼 각 후보들은 저마다 지도부에 당부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박진 후보는 “우리는 여당이 보여주고 있는 진흙탕 싸움, 비방 이런 건 절대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으며 최재형 후보는 “이 자리에 계신 선후배 여러분과 힘을 합쳐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공언했고 김태호 후보도 “단합하면 승리할 것이고 단합하지 못하고 분열하면 패배할 것”이라고 후보들 간 결속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만 김 후보는 당 밖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듯 “특정 후보 중심으로 이합집산하게 되면 경선 이후에 오합지졸이 된다”고 주장했으며 안상수 후보도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치맥 회동을 꼬집어 “무슨 장외에 계신 분이 우리 당 위원장들을 이미 유인해서 확정해놓고 바로 그날 치맥파티다 뭐다 하는 그야말로 같이 희희덕거리는 것은 당과 국민들을 능멸하는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한 발 더 나아가 안 후보는 여론조사 100%로 결정된 1차 경선 룰에 대해서도 “30만 당원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는 경선은 축복받을 수 없다. 여론이란 건 출렁거리는데 거기에 모든 걸 결정해간다는 건 옳지 않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놨는데, 이 역시 여론조사에서 야권후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이 현재 입당을 저울질하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견제구로 풀이되고 있다.

반면 하태경 후보는 “윤 전 총장이 곧 입당할 것 같은데 무슨 벽화가 등장해서 확인되지 않은 저질스러운 일들로 공격당하고 있을 때, 이것을 여야 가리지 않고 방어해주는 것은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는 것”이라며 “흥행과 성공이 보장돼 경선 뒤에는 더 큰 국민의힘, 더 큰 대한민국이 되는 경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윤 전 총장에 힘을 실어주는 입장을 내놔 대조를 이뤘다.

또 하 후보는 보수층 일각에서 제기하는 4·15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놓고도 황 후보와 충돌했는데, 먼저 황 후보가 “그간 우리가 얘기하길 자제했던 부정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 재검표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대법원, 선관위도 아무 말이 없는데 이런 부정선거가 지속된다면 다음 선거도 의미가 없다”며 “특검이 끝내자. 우리 후보들은 경선과 대선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해서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황 후보는 “계속 논란이 지속되면 피해자는 국민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바닥부터 다지는 게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특검을 제안했는데 당 대표와 당에서 심각하게 잘 판단해서 다음 선거가 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주면 감사하겠다”고 지도부에 주문했는데, 이에 하 후보는 “저도 그 문제 검토를 했는데 황 후보 말씀과 반대로 왜곡이 심하고 괴담성 의혹들”이라고 반박에 나섰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하 후보는 “만약 경선 과정에서 부정선거 논란이 계속되면 우리 당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니 당에서 공식 입장을 확실히 결정해달라”고 지도부에 황 후보와 정반대의 요구를 했는데, 그러자 황 후보도 “제가 말하는 건 재검표 현장에서 부정선거 증거물이 될 수 있는 투표용지가 나왔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라고 하 후보에 맞대응하면서 첫 대면부터 서로 설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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