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순천 낙안읍성서 남도음식문화큰잔치



알알이 영근 벼가 가을볕에 노랗게 채색되고 있다. 만삭의 아낙이 잔숨 몰아쉬듯 주렁주렁 사과와 배, 감을 매단 과실나무는 가을의 무게가 버거워 보인다. 들판에는 가을의 전령사로 통하는 코스모스들이 산들바람에 너울거린다.

가을의 풍성함은 자연스럽게 축제로 연결된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식도락가들이 남도로 가을여행을 준비하는 것도 이맘 때다. 오는 17일부터 22일까지 엿새 동안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펼쳐질 ‘남도음식문화큰잔치’로.

올해 열네 번째 맞는 남도음식문화큰잔치는 다양한 먹을거리와 볼거리 등 영양가 만점의 프로그램으로 준비되고 있다.

기획전시 행사로는 도내 22개 시·군의 대표음식을 전시하는 ‘남도음식나들이’를 비롯해 상으로 보는 일생음식, 세계 특이음식전, 야채카빙전, 춘하추동 음식전, 남도음식 변천사 등이 마련된다. 임금님 수라상, 남도명가 브랜드음식전, 남도미향전, 남도친환경농업관 등 전시·판매행사도 다채롭다.



향토음식 경연, 외국인 요리경연, 전국 대학생과 고등학생 요리경연, 남도음식체험, 남도음식 별미나눔, 오방색 다식 등 요리경연 행사도 눈요기 감이다.

전통과 현대, 국내와 국외를 망라한 다양한 공연도 준비돼 있어 여흥을 돋운다. 서울시 국악관현악단과 전남도립국악단 공연, 마당극,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공연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관광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상달제’는 개막 퍼포먼스로 진행된다.

방문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남도별미로 이름 난 돌산갓김치와 유자차, 고들빼기, 발효식품, 홍탁삼합 등은 남도음식에 대한 이해를 높여줄 것이다. 전통의 복식과 혼례식, 목공예, 소달구지 체험 등은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교육형 체험프로그램으로 준비된다.

부대 행사를 찬찬히 뜯어보는 것도 남도음식문화큰잔치를 유익하게 즐기는 한 방법. 수문장 교대식과 사또 민정순시 등이 그것이다. 성곽 밟기, 소망등 달기, 달집태우기 등도 이색적인 체험이 될 것이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가까운 순천만에선 20일부터 29일까지 갈대축제가 열린다. 순천만 걷기, 생태투어, 선상투어를 비롯해 갈대·갯벌·철새 체험마당, 흑두루미 심포지엄, 갯벌마당극 등 보고 즐길 것들이 푸짐하다.

송광사, 선암사, 고인돌공원, 주암호, 보성 벌교 등도 가볼만 하다. 승보사찰(僧寶寺刹) 송광사는 800여 년 전 보조국사 지눌이 불교계를 바로잡기 위해 결사를 했던 도량이다. 14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선암사는 한국 태고종의 본산이다. 아치형 승선교가 매우 인상적이다.

풍광이 빼어난 주암호는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호수 주변에 고인돌 공원과 서재필 기념관이 있다.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가 된 보성 벌교에선 중도방죽과 김범우집. 남도여관, 현부자집 등을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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