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입당 아니라 막판 단일화?…국민의힘과 접촉하는 崔

(좌측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야권 대선후보 중 소속정당 없이 정치 행보를 시작한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선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가는 모양새다.

현재 야권 대선 지지율 선두를 유지 중인 윤 전 총장은 여당에서의 검증 공세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의힘 입당엔 서두르지 않고 있는데, 지난 9일 윤 전 총장과 식사 회동했었다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2일 C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에 당장 들어갈 생각은 없는 것 같다. 바깥에서 중도층을 결집하는 역할을 하고 마지막에 국민의힘 후보랑 단일화를 하겠다는 이런 생각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그간 첫 민생투어 일정으로 천안함46용사 묘소를 참배하거나 여당의 대선 선두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는 ‘미 점령군’ 발언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 등 스스로 보수적 색채를 보여 왔음에도 진 전 교수와 만난 자리에선 ‘자유’란 화두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에서 말하는 자유시장경제 이런 식의 시장만능주의나 이른바 자유지상주의 이쪽과는 결이 좀 다르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출마선언문이 미래지향적이기보다 옛날 보수의 냄새가 난다는 진 전 교수의 지적에도 “나중에 읽어보니 그런 것 같더라”고 수용한 데 이어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보다는 11월 단일화 가능성을 거론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는 데 대해서도 “언제든지 만나고 싶다”고 진 전 교수와의 회동에서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사실상 ‘좀 더 밖에 있겠다’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다.

그래선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3일 MBN 인터뷰에서 “진 교수가 모르는 내용이 많고 김 전 위원장이 언론에 하는 말이 모두 다는 아니다”라며 윤 전 총장이 입당보다는 막판 단일화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진 전 교수와 김 전 위원장에 견제구를 던졌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윤 전 총장 대변인을 맡았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여권으로부터 정치공작 회유를 받았다고 폭로하며 정치공작설을 제기한 데 대해 14일 C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구체적 행동을 하기 위해선 이 전 기자 측에서 상당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아직 입당하지 않은 윤 전 총장 측을 무턱대고 돕진 않겠다는 듯한 자세도 취했다.

반면 아직 대선 지지율이 높지 않은 최 전 원장은 이미 이 대표와 비공개로 만나 입당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14일에는 최 전 원장이 어떤 형식으로 입당할지 논의하려는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과도 만찬 회동을 가지는 등 국민의힘과의 접촉을 점점 늘려가고 있어 입당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남을 갖고 있다. 사진 / 이강산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남을 갖고 있다. 사진 / 이강산 기자

실제로 최 전 원장의 1호 영입인사인 김영우 국민의힘 전 의원도 지난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당정치가 아니고선 대의민주주의를 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입당에 무게를 두는 반응을 내놓은 바 있는데, 비록 권 위원장과의 회동하는 14일엔 협상력을 높이려는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입당이 지금 정해져 있는 건 아니고 사실 (입당엔) 갑론을박이 있다. 권 위원장을 오늘 만나 ‘당에 들어간다는 게 이런 의미구나’라는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일부 속도조절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제 캠프를 준비 중인 후발주자인데다 당 밖 주자로서의 한계를 감안하면 최 전 원장의 입당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미 국민의힘 대선경쟁에 뛰어든 당내 후보들은 당 밖 주자인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에 조속한 입당을 촉구하고 있는 실정인데,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14일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과감하게 당에 들어와 같이 정권교체 뜻을 이뤄가면 좋겠다”고 호소했으며 하태경 의원도 같은 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4·7재보선을 사례로 들어 “우리 당에 들어와 경선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건 오세훈 사례가 입증해줬다. 우리 당 경선 전까지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압도적이었는데 한두 달 지나고 나니 확 변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당 경선 과정에서 컨벤션 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지금은 지지율이 낮지만, 만약 막판 단일화 시나리오로 갈 경우 우리 당 후보가 훨씬 유리하다. 두 캠프에서도 그런 점을 고려해야 될 것”이라고 압박했는데, 사실상 최 전 원장보다는 높은 지지율에 기대 여전히 입당을 뜸 들이고 있는 윤 전 총장을 겨냥한 셈이어서 과연 윤 전 총장이 이 같은 경고를 새겨들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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