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윤석열 기사? 찾아보지도 않았다”…李 “金, 경제가 화두 된다고 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좌)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중), 유승민 전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좌)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중), 유승민 전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만났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거의 거론하지 않은 채 경제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유승민 전 의원에 힘이 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9일 저녁 중구의 한 호텔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약 1시간 반 동안 만찬 회동을 했었는데, 앞서 당 대표 경선 당시 이 대표가 김 전 위원장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할 의사까지 내비쳤던 만큼 이번 회동에선 김 전 위원장에게 선거 전략과 대선 관리, 정책 개발 등에 대한 조언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정치 참여 선언을 한 날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들의 만찬 회동에선 크게 다뤄지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실제로 이 대표는 “윤석열 얘기에 대한 비중은 생각보다 없었다. ‘나중에 보면 알겠지’란 식으로 큰 관심이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 뿐 아니라 김 전 위원장은 역시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운동을 다녀오느라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못 봤다”며 ‘기사는 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찾아보지도 않았다”라고 답했고, 심지어 국민의힘 의원 20여명이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데 대해서도 “특별한 의미가 있겠나. 호기심에서 간 것 아닌가”란 반응을 내놓는 등 내내 야권 선두주자인 윤 전 총장의 존재감을 애써 축소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대신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대해 “평상적인 내용의 대화”라면서도 “경제가 화두가 될 테니 사람도 강화하고 정책도 강화해야 한다는 말을 해주셨다”고 강조했는데, 상대적으로 대선후보로서 윤 전 총장의 취약점으로 비쳐졌던 ‘경제’를 화두로 꼽았다는 점에서 윤 전 총장 대신 다른 후보에 힘을 실으라는 주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경제 부문에서 주목 받을 만한 야권의 당 밖 후보로는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동연 전 부총리나 경제학자 출신인 유승민 전 의원이 꼽히고 있는데, 특히 유 전 의원은 지난 28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나라의 기둥이 경제와 안보인데 그쪽으로 분명한 비전과 전략을 갖고 있는 대통령이 좋다. 저는 좀 경제나 안보 쪽에서도 상당히 고민해왔다”며 경제대통령이 되겠단 뜻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유 전 의원은 조세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0~14일 전국 거주 만 18~69세 1011명에게 실시한 ‘경제분야 국정과제’를 가장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선후보 여론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그가 ‘법조인 출신’이라며 평가 절하한 윤 전 총장(39.3점)보다도 낮은 36.8점을 얻는 데 그친 바 있고, 김 전 위원장도 지난 17일 KBS ‘사사건건’에 나와 “국가를 통치하는 데 있어서의 경제하고 이론상 경제는 별개의 상황이다. 자기가 경제대통령 한다고 얘기했는데 복안 없이 막연하게 한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유 전 의원에 대해 혹평한 바 있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은 김 전 부총리에 대해선 지난달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나라를 한 번 경영해보겠다는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호평했었고 지난 24일 YTN과의 인터뷰에선 “개인적으로도 잘 알고 본인이 부총리 그만둔 다음 자기 나름대로 국정 운영을 어떻게 하면 좋겠나 하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고 밝혔는데, “본인 스스로 결단해 정치에 뛰어들겠다는 구체적 투신을 안해 뭐라 평가할 수 없다”면서도 그를 도울지 여부에 대해선 “확실한 복안이 있는지 확인해야 말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둬 사실상 김 전 부총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