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을 향한 페미니즘 논란에 대해 "남성 배제적 '페미의 극단화'를 경계하겠다는 뜻"이라고 29일 해명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도 남성도 딸도 아들도 정공법의 나라"라면서 "독선적이고 혐오적으로 오해받는 '페미현상'에 저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를 반페미니스트로 몰아가려는 의도는 무엇이냐. 저는 단 한번도 여성 우월주의를 페미니즘으로 이해한 바 없다"면서 "제가 '여성이 꽃대접 받는 걸 페미니즘'이라고 한 것이 아니라, '여성은 특혜가 아니라 차별없이 공정한 기회를 주장'하는 것임을 설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26일 추 전 장관은 한 유튜브 방송('시사타파TV' 채널)에 출연하여 "여성이라고 꽃처럼 대접받기를 원한다면 항상 여자는 장식일 수밖에 없다"면서 "여성이 '여성권리를 보호하겠다'가 아니라 남성이 불편하니까 '우리 남녀 똑같이 합시다'가 바람직하다. 결국 페미니즘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추 전 장관을 겨냥 "20년 전 인터뷰 기사인 줄 알았다. 페미니즘은 여성 우월주의가 아니다"며 "대한민국 모든 여성의 삶이 곧 페미니즘이고 모든 성차별에 반대하는 것이 페미니즘이다"고 저격하고 나선 것이었다. 

더욱이 추 전 장관은 '페니미즘'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히면서 "페미니즘은 누군가의 독점물이 아니어야 한다"며 "일각의 우려스러운 '배타적(exclusive) 페미현상'은 함께 연대하여 성평등을 실현할 사람들조차도 적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독점화되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여성들 안에서도 페미니즘을 두고 세대와 교육의 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걸로 뭔가 무익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할 생각은 조금도 없고 그럴 까닭도 없다"면서 "경제적 불평등, 교육의 몰락, 한반도 전쟁상태의 지속, 생태환경의 파괴와도 같은 보다 압도적인 문제를 풀어나가면 지금 페미니즘이 고민하고 있는 여러 숙제들도 해결될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추 전 장관은 "진정한 페미니즘도 젠더와 경제적 불평등, 생태주의가 하나로 묶여 진보정치와 만날 때 비로소 그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며 "이 논쟁을 더 이어나가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페미니즘' 논쟁으로 2030세대들에게 관심을 끌어 모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세대에 이어 남녀까지 갈라치기하는 '젠더 갈등'의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주제라는 점에서 차기 대선 전략으로는 '득' 보다는 '실'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즉, '페미 논쟁'은 '이준석 대표'에게만 통했던 전략이며, 차기 대선 전략으로는 좋지 않다는 얘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