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철의 ‘윤석열 X파일’ 발언 일파만파…김무성 “나와 무관”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당초 여당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견제하기 위해 주장해온 ‘X파일’에 대해 야권 일각에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면서 그 여파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은 지난달 25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당 당사 앞에서 열린 한 단체의 집회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적당히 되는 게 아니다. 윤우진부터 윤 전 총장 사건에 대한 수많은 사건 파일들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며 검증 공세를 예고하면서 거론된 바 있는데, 윤대진 전 검사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2012년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수사 받는 과정에 윤 전 총장이 개입해 무마해주려 했다는 의혹이 대표적 사례다.

이와 관련해선 지난 2019년 7월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질의로 윤 전 총장이 윤 전 세무서장과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난 바 있지만 윤 전 총장은 여기서 윤 전 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적은 없다고 일축한데다 민주당 의원들은 적극 야당 측 공세에 반박하고 나섰던 만큼 새로운 사실도 아니고 당시 논쟁이 공수만 반대로 바뀌어 재현될 가능성이 높기에 파급력은 크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윤 전 총장의 장모인 최모씨와 관련된 의혹이 있는데, 이 역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 관련해 최모씨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데다 윤 전 총장이 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것도 아닌 만큼 새롭진 않지만 돌연 지난 19일 보수진영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윤 전 총장의 처, 장모 의혹이 정리된 일부의 문서화된 파일을 입수했다. 이런 의혹 받는 분이 국민 선택 받는 일은 무척 힘들겠다는 게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높은 지지율에 취해 있는 현재 (윤 전 총장 측) 준비와 대응 수준을 보면 ‘방어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SNS로 입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더구나 장 소장이 ‘방어는 어렵겠다’라거나 ‘준스톤의 비단주머니 3개도 소용없을 듯하다. 의혹이 3개는 넘는다’고 거론할 뿐 그 실체와 내용은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X파일에 대한 궁금증만 한껏 증폭시켰는데, 윤 전 총장보다는 대안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취지에서 내놓은 주장으로 비쳐지지만 이 같은 화법이 도리어 정권교체 바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야권에선 진화에 나서고 있다.

우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 하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셌던 만큼 문제 될만한 내용이 있다면 이미 문제 삼았을 것”이라며 “X파일이란 것의 내용을 알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그게 형사적으로 문제될만한 내용이라면 수사기관에 관련 자료를 넘겨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주시고, 도덕적으로 지탄 받을 일이라면 즉각 내용을 공개하고 평가 받아야 한다”고 정면 돌파를 택했다.

또 조수진 수석최고위원도 “공작의 냄새가 난다. X파일이 있다면 지금 즉시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장 소장을 겨냥 “결과적으로 윤 전 총장을 견제하는 세력을 위해 충실히 복무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 X파일을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는데, 장 소장은 논란이 커지자 해당 글을 삭제했지만 후폭풍이 가시지 않은 야권에선 장 소장의 배후를 지레짐작하는 내홍까지 불거지는 모양새다.

당장 장 소장이 김무성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었던 점을 근거로 일각에서 배후설이 나오자 김 전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 소장은 2018년 3월 의원실을 떠나 평론가의 길을 걷게 된 이후 서로 왕래 없이 저 역시 TV로 소식을 접하고 있다. 이번 건은 저와 전혀 관련이 없으니 오해와 억측이 없길 바란다”고 반박했으며 장 소장 역시 자신의 SNS에 “김 전 대표는 제가 보좌관을 그만둔 후 교류가 없으니 연관시키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그래선지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21일 이번 X파일 논란과 관련해 “윤 전 총장에 타격을 입히고 더 나아가 야당을 분열시키는 1석 2조 전략으로 보인다”며 공세 방향을 장 소장보다는 ‘X파일’을 처음 언급했던 송영길 민주당 대표에 집중해 “X파일을 빨리 공개하라”고 촉구했는데, 다만 장 소장에게도 경고한 듯 “장 소장도 X파일을 잘 보관해야 한다. 출처를 명확히 할 수 있는 파일를 갖고 있어야 형사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다.

다만 장 소장 SNS로 인해 촉발된 이번 논란은 단순히 개인 차원의 해프닝이라기보다 야권 내 윤 전 총장을 지지하지 않는 인사들이 ‘윤석열 불가론’을 주장하기 위해 띄운 것으로 보이며 해당 글에서 “김종인님과 같은 최고의 전문가와 거리를 두는 모습에서 알 수 있는 일”이란 표현이나 “지난 대선에서 양심상 홍준표 후보를 찍지 못하겠다는 판단과 똑같다”고 썼던 점에 비추어 김 전 비대위원장에는 우호적인 반면 홍준표 무소속 의원에게는 부정적인 쪽이 주축이 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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