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미래에셋증권 발행어음업 최종 인가
최대 19조원까지 자금 조달…업계 1위

서울 을지로 본사 전경.ⓒ미래에셋증권
서울 을지로 본사 전경.ⓒ미래에셋증권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숙원사업이었던 ‘발행어음업’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2017년 7월 금융당국에 발행어음업 인가를 신청한 지 3년여 만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를 열고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업 최종 인가를 의결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업 인가 신청 안건은 지난 1월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에 이어 지난 4일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까지 통과했다.

이로써 미래에셋증권은 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4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7년 금융당국에 발행어음업 사업 인가를 신청했지만 그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심사가 중단됐다. 이후 지난해 5월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지 않기로 하면서 금융당국은 사업 인가 심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감독원이 미래에셋증권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통보해 차질을 빚었다가 올해 검찰이 형사제재 없이 종결하면서 관련 심사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발행어음은 1년 이내로 돈을 맡기면 정해진 이자를 주는 금융 상품으로,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으로도 꼽힌다. 업계에서는 발행어음 사업이 당장 많은 수익을 불러오는 것은 어렵지만 사업 다각화와 장기적인 수익 측면에서 반드시 진출해야 하는 분야라고 판단하고 있다. 발행어음 자체가 수익모델로서 역할을 하진 않지만 조달된 자금을 IB나 법인대출 등 사업과 연계 가능해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다.

기존 사업자의 발행어음 자산 규모는 한국투자증권 8조4000억원, NH투자증권 4조원, KB증권 4조원 정도로, 관련 비용을 제하면 대략 평균 잔고의 1.5% 정도 수익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기준 자기자본 9조6200억원으로, 약 19조원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인가로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게 됐다. IMA 사업에 진출하려면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증권사가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 이 조건을 충족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IMA는 고객으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운용해 원금에 수익을 더해 지급하는 계좌로 증권사가 원금보장 의무를 진다. 발행어음과 비슷하지만 발행한도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이 상반기 라이선스 취득, 하반기부터 사업을 개시하게 되면 내년부터는 의미 있는 수익을 거둘 전망”이라며 “잔고를 올해 말 2조원, 내년 말 6조원, 마진을 1.5%로 가정한다면 내년 수익은 600억원”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