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에베레스트 원정하려면 동네 뒷동산만 다녀서는 안 돼"
이준석 "팔공산만 다니던 분들, 후배들 마음 이해 못 해"
장진영 "나경원, 괴로워죽겠다고...당대표 나올 것"
당대표 출마자 10명 이상될 듯...전준위 "예비경선으로 1차 컷오프"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이 오는 6월 중순에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열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대표 자리를 두고 당대표 후보들이 서로를 견제하며 치열한 신경전이 시작되는 모습을 보였다. 

11일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나서는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쟁 구도에 있는 초선의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향해 "(전당대회를) 개인의 어떤 정치적 성장을 위한 무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초선들이 이 당의 미래를 고민하고 도전하는 것 바람직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 명운이 걸렸을 뿐 아니라 우리 당도 정권을 되찾아 존속하는가, 아니면 10년 야당이 되는가, 기로에 선 중요한 선거"라며 당대표에 나선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이다.

그는 "이번 당대표는 사실 우리 당헌·당규에 의하면 11월 8일까지만 당대표"라면서 "11월 9일부터는 대선후보가 당대표 권한을 갖는다. 그러기에 당대표와 대선주자의 조합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들의 약진에 대해 "TV토론 같은 데 주기적으로 나오기에 정치력은 짧아도 이름은 많이 알려졌기 때문 아닌가, 이렇게 본다"며 "동네 뒷동산만 다녀본 분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에베레스트를 원정하려면 동네 뒷동산만 다녀서는 안 되고 설악산이나 지리산 등 중간 산들도 다녀보고 원정대장을 맡아야 한다"며 "대선이라는 큰 전쟁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채, 포부만 가지고 (당대표를) 하겠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잘 판단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에베레스트가 높다 하되 하늘 아래 산"이라면서 "(5선의) 주호영 선배께서는 (대구에 있는) 팔공산만 다섯 번 오르시면서 왜 더 험한 곳을, 더 어려운 곳을 지향하지 못하셨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즉시 반격하고 나섰다.

이 전 최고위원은 "팔공산만 다니던 분들은 수락산과 북한산, 관악산 아래에서 치열하게 산에 도전하는 후배들 마음을 이해 못한다"며 "진정한 산악인이라면 항상 더 높은 곳을 향해, 더 험한 곳을 향해 도전할 거다. 저는 그 산에 오르기 위해 정치를 하는 내내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당대표 자리를 두고 서로간의 견제가 본격화되는 양상으로 보이기 시작했는데, 비영남권들의 후보들은 '영남권' 프레임을 꺼내 들며 '지역 안배론'을 앞세워 '영남권' 후보들을 견제하고 나섰다. 또한 젊은 층과 초선 의원은 '쇄신'과 '혁신'을 앞세우기도 했다. 더욱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와 사면론에 대해서도 견해차를 보이면서 당대표 자리를 두고 불꽃 경쟁이 펼쳐질 것을 예고했다.  

한편 이날 5선의 조경태 의원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는 조해진·홍문표·윤영석·조경태 의원과 주호영 전 원내대표이며, 앞으로 권영세·김웅·이준석 의원이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도 전날 장진영 변호사는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하여 "(나경원 전 의원) 본인이 '괴로워 죽겠어'라고 얘기를 했었다"며 "지금까지 나 전 의원의 의사결정 과정을 보면, 이렇게 고민을 많이 했을 때는 보통 행동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출마) 할 것으로 본다"면서 나 전 의원의 출마를 시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초선인 김은혜 의원도 당대표 도전을 두고 막판 고민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로써 당대표에 나서는 후보들이 1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11일 전당대회 준비관계자는 "어제 전준위 회의에서 예비경선을 치르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4~6명으로 컷오프하며, 경선룰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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