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대선 출마? 국민이 판단할 일”…羅 “바르게 세운다는 것, 누군가 꼭 해야 할 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과거 패스트트랙 충돌 국면에서 제1야당 지도부를 이끌었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이 각기 대권과 당권을 노리는 듯한 행보를 최근 보이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황 전 대표는 지난해 총선 참패로 자신이 당 대표에서 물러난 지 1년여만인 지난 26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의 손실보상 소급적 입법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을 찾아와 “코로나10 사태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받은 분들이 소상공인인데 단식까지 하게 돼 안타깝다”며 “국민의 삶이 전혀 나아지지 못하고 있어 정말 가슴 아프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 의원의 부탁을 받아들여 여야 의원 100여명이 서명한 방명록에 자신의 이름도 써넣은 그는 “그동안 더 세심하게 잘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자괴의 마음이 큰 만큼 앞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통해 가장 어려운 분들의 삶과 함께 하는 그런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 같은 그의 발언이나 행보 때문인지 대권 도전을 위한 사전작업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최승재 의원이 국회 본관 앞에서 코로나 19에 따른 소상공인의 손실보상 소급적 입법을 요구하는 천막농성장을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대표가  방문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지난 26일 최승재 의원이 국회 본관 앞에서 코로나 19에 따른 소상공인의 손실보상 소급적 입법을 요구하는 천막농성장을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대표가  방문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그래선지 기자들은 황 전 대표에게 대선 출마 여부를 묻기도 했는데, 그는 “그것은 제가 판단할 일이 아니라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일이라고 생각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 그때까지 저는 저의 책임을 다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자신이 당 대표 재임 시절 이어간 강경 투쟁 노선이 21대 총선 패배로 이어졌다는 지적에도 “그때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야합한 4당이 무도하게 반민주 악법을 통과시켰던 때 아닌가. 그런 상황에 맞춰 했던 일을 지금 다시 보면서 평가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적극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황 전 대표는 “투쟁의 방법은 다양한 것이고 때에 맞는 투쟁이 필요하다. 지금의 투쟁 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는데, 다만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중도를 지향하는 당의 흐름에 대해선 “저는 어떤 성향, 계파 이런 것을 얘기하고 싶지 않다. 오로지 국민 중심 행보해나갈 것”이라고 말을 아꼈으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보수 정체성을 드러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방명록을 적던 중엔 “류호정은 어디 의원이에요?”라고 묻기도 했으며 일각에서 ‘도로한국당’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서도 “대한민국을 지금에까지 이르도록 그렇게 헌신하고 노력했던 분들이 있다. 누군지 여러분들께서 다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이 같은 황 전 대표의 행보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몸을 풀든 뭐든 개인의 자유겠지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총선에서 대패했고 그 당시 사령관을 했다”며 “미래를 위해 도와주거나 희생하는 게 더 아름답다. 패배와 관련해 국민이 받아들일 만한 공감대가 있고 난 다음에야 (정치 재개) 가능성을 열 수 있다. 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을 뿐 아니라 동료 의원들 사이에도 이런 기류가 많다고 강조해 황 전 대표의 대권 도전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황 전 대표 뿐 아니라 그가 대표로 재임하던 당시 원내대표를 맡아 ‘투톱’으로 당을 이끌었던 나 전 의원 역시 최근 4·7보궐선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오세훈 시장에 밀려 고배를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미 지난 26일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또 다른 당권주자이자 나 전 의원처럼 서울법대 82학번 출신인 조해진 의원이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가능성이 있고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방법으로는 전당대회 당 대표로 나오는 방법이 있고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오는 방법이 있다. 아니면 대선 본선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나 전 의원 본인도 이날 SNS를 통해 “갑작스럽게 원내대표 소임에서 내려와야 했고 점차 윤곽이 드러났던 마지막 협상의 끈마저 놔야 했던 2019년 초겨울은 내게 아쉬움을 남긴다”며 재기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특히 나 전 의원은 그간 자신을 둘러싼 부정적 이미지나 프레임부터 털어내려는 듯 “이성윤 서울지검장이 누린 황제 조사란 특권적 행태만 봐도 공수처는 처음부터 잘못 맞춰진 권력의 퍼즐에 불과했음을 알 수 있고 그런 부당한 공수처를 막으려 했던 처절함이 바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우리의 모습이었을 뿐”이라며 “당시 민주당이 우리를 무력화시키려 휘두른 게 빠루였는데 내가 국민들에게 그 빠루를 들어 보여드리자 또 고약한 가짜프레임이 시작됐고, 우리가 빠루를 휘두른 게 아니라 빠루에 놀라 보여준 것일 뿐인데 거꾸로 뒤집어 씌워지고 진실이 거짓으로 둔갑해버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친문이 아닌 사람은 빠루라는 말을 쓰면 또 친일 올가미를 씌우려 난리일 테니 우리 같은 사람들은 쇠지레라고 해야겠지”라며 “오늘도 패스트트랙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섰고 고단함과 참담함에 괴롭지만 재판을 받으면 받을수록, 또 이 정권 5년의 시계의 끝이 다가올수록 ‘우리는 옳았다’는 확신은 더 강해진다. 바르게 다시 세운다는 것은 늘 힘겹고 지난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꼭 해놓고 가야 할 일”이라고 역설했는데, 이를 두고 당권 도전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명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