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瀛’ 개관기념..50~80년대 제주 삶에 비친 어린이 사진 43점 전시
-‘고영일이 만난 제주 사람들’ 연속 기획으로 아이들 이어..제주 여성, 남성 사진전 예정

성산리에서(1979년).사진/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
성산리에서(1979년).사진/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

[제주 취재본부 / 문미선 기자] 어렴풋이 듣기만 했던 우리네 부모들의 어린 시절을 생생하게 카메라 앵글에 담은 고영일 작가의 작품전이 열린다.

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瀛은 오는 4월 20일(화)부터 6월 20일(일)까지 ‘야이덜, 이제 어떵들 살암싱고예?’를 주제로 고영일 사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큰바다영瀛의 개관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사진전은 생전 향토색 짙은 ‘제주도의 자연과 생활과 인물…’에서 제주도의 아이덴티티를 찾아 카메라에 앵글에 담고자 했던 고영일 작가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전시 작품들은 고영일 작가가 50~80년대 제주 아이들이 서로 어울려 뒹구는 정겨운 모습을 담은 작품 43점이다.

삥이치기(1970년대 추정).사진/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
삥이치기(1970년대 추정).사진/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

이번 전시회의 주제인 ‘‘야이덜, 이제 어떵들 살암싱고예?’는 ‘이 아이들, 지금 어떻게들 살고 있을까요?’의 제주말로, 고영일 작가의 ‘사수동에서 개구쟁이들(1969년)’ 사진 메모 글 ‘…막상 찍으려면 오히려 숨는 녀석이 있다. 장년이 되었을 이들 중에 몇이나 이 사진을 반길 형편이 되었을까’에서 영감을 받아 정했다.

특히 고인의 아이들에 대한 연민과 만남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난 글귀에서 이를 헤아려 작고한 작가를 대신해 관람객에게 묻는다라는 설명에서 고영일 작가를 기리기 위해 큰바다영瀛 전시공간까지 만든 가족애가 더해져 특별함은 배가된다.

2009년 84세 나이로 타계한 리석(利石) 고영일 작가는 신성여고 교사로 시작해, 제주문화방송 총무부장, 제주신보 편집국장을 역임한 제주출신 언론인이자 사진작가이다.

사진작가로서 고영일 선생은 제주카메라클럽 창립회원 및 고문,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제주도·경기도 미전 초대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했으며 지난 1990년 향토문화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도내 최고 권위의 제주도문화상을 수상했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며 평일, 주말 정오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제주시 건입동 복신미륵(제주 민속자료1호) 동산에 터를 마련한 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瀛은 사라져가는 제주도의 모습을 담은 개성있는 향토색의 제주 사진작가를 계속해서 발굴·전시·공유할 계획이며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1950~80년대 제주의 여자 삼춘들, 남자 삼춘들 사진전을 연속 기획하고 있다.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에게 루마니아 태생의 소설 ‘25시’ 작가 게오르규가 “이렇게 독특한 향토색이 곧 이 고장(제주)의 개성이다”라는 일성에서 사라져 가는 제주도를 카메라에 담고자 했던 한 제주 사진작가의 깊은 울림이 전해지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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