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윤석열, 저와 가장 편하게 말할 수 있어”…“검수완박, 때가 이르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박영선 전 장관(좌)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박영선 전 장관(좌)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우).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인 박영선 전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검찰 수사권 박탈에 대해 당청과는 온도차 있는 반응을 내놔 그 의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박 전 장관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관훈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과 자신의 관계에 대해 “윤 전 총장과는 제가 국회 법사위원장을 하던 시절부터 간간히 연락을 해왔던 사이”라거나 “윤 전 총장과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의 관계, 윤 전 총장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등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봤을 때, 윤 전 총장은 저와 가장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그간 윤 전 총장을 정치 검사라고 표현하면서 비판하거나 당장 12일에도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이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윤 전 총장은 검찰의 수사권을 갖고도 국민적 공분을 받는 구조적인 이런 LH투기 같은 것도 하나 못 잡아내고 정치만 하다 나갔지 않나. 이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면 정치적 야욕 외에 무엇을 준비했는지 모르겠다”고 직격하는 등 윤 전 총장에 대해 날선 공세를 퍼붓는 가운데 오히려 여당 보선 후보인 박 전 장관이 야권 대선주자로 분류되고 있는 윤 전 총장과의 관계를 과시한 것은 그만큼 윤 전 총장의 영향력과 그것이 보선에 미칠 파장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래선지 박 전 장관은 “지금까지 윤 전 총장과 관련해 ‘그가 어떻게 한다더라, 저렇다더라’ 등 여러 말이 나왔는데 그게 다 소설이라고 전해 들었고 실제로 제가 확인도 해봤다”고 발언한 데 이어 “윤 전 총장의 사퇴가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직접적 원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윤 전 총장이 서울시 선거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등 좀처럼 윤 전 총장에 대해 공격적 자세는 보이지 않았는데, 자칫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중도층 표심을 야권 후보로 집중시킬까 우려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당청에서 힘을 실었던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른바 검수완박에 대해서도 “수사권을 한꺼번에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때가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부정적 입장을 내놨는데, 이 역시 오히려 소속정당보다 윤 전 총장을 더 의식한 발언으로 비쳐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유권자 1003명에게 실시해 12일 발표한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서 윤 전 총장은 전달보다 15%P 급등한 24%를 기록하며 이재명 경기지사와 공동 선두를 달렸는데, 동 기관이 조사한 내년 대선 전망에 대해서도 여당 후보 당선은 40%로 나온 반면 정권 교체를 위한 야당 후보 당선을 꼽은 비율은 48%로 나와 박 전 장관으로선 대선 전초전 격인 이번 보선에 그가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의식할 수밖에 없을 거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해당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보선지역인 서울에서 24%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의 50%조차 정권 교체를 지지(정권 유지 19%)하는 데다 중도층마저 12월부터 정권 교체 쪽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선거를 앞둔 민주당 후보로선 이 같은 여론 동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인데, 여기에 한국리서치가 KBS의 의뢰로 지난 8~9일 서울 거주 유권자 800명에게 조사한 여론조사(95%신뢰수준±3.5%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서도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52.6%가 부정평가하고 야권 단일후보와 맞붙을 경우 박 전 장관이 열세란 결과가 나온 것도 그가 당청과 온도차 있는 발언을 하게 된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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