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삼라만상을 형성하는 자연의 섭리인 명(命)은 아주 명쾌하다

노병한 칼럼니스트
노병한 칼럼니스트

[노병한의 운세코칭] 명(命)론을 구성하는 것들에는 ′숙명(宿命)·천명(天命)·운명(運命)·소명(召命)′ 등이 있다. 우주 삼라만상을 형성하는 자연의 섭리는 아주 명쾌하다. 이게 바로 명(命)이라는 것이다.

동물에 비해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은 뿌리(根)·싹(苗)·꽃(花)·열매(實)라는 근묘화실(根苗花實)의 성장과정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며 순환하는 생명체임이 분명하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동물도 역시 출생(生)·늙음(老)·질병(病)·죽음(死)이라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과정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며 진행해가는 생명체임이 확실하다. 이러한 생명체를 줄여서 우리는 명(命)이라고 말한다.

명(命)이 새롭게 시작해 출발함은 생명체의 생성이고 출생이며 삶의 시작이다. 이러한 명(命)이 다함은 죽음이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명(命)은 생명체의 씨앗이고 종자라 할 수 있다.

명(命)에는 크게 숙명(宿命)·천명(天命)·운명(運命)·소명(召命)이 있다. 그래서 우주의 만물과 인간의 세상사에는 숙명·천명·운명·소명이라는 3가지가 언제나 함께 작용하고 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숙명·천명·운명·소명은 따로 떨어져 따로 움직이며 작동을 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사슬로 함께 같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전생의 업보(業報)가 현생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또 현생의 업보가 내생의 운명을 결정짓는데 영향을 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우주와 자연의 질서는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명(命)을 가진 생명체에게 교만함을 용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아직 봄(天時)에 이르지 않았는데 씨앗을 뿌린다고 싹이 트일 이가 없음이 자연의 법칙이자 자연의 순리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늘 보듯이 때를 못 맞추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자연의 순리인 섭리, 매사 때(天時)를 알고, 그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것이 바로 도(道)의 출발점이자 경계선이라 할 것이다.

명(命)은 천자(天子)의 명령처럼 인간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존재’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일까? 옛 사람들은 인간사에서 부딪치는 부귀와 귀천, 길흉과 화복의 모두가 명(命)의 범주에 든다고 여겼다. 그러나 그게 과연 명(命)이라고 단정해 정의할 수 있을까?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고 자연이 물리적인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오늘날 현대인들은 아무도 이를 명(命)이라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인간이 얼마든지 도전하여 극복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겨 이를 운(運)이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사(生死)라는 문제가 걸린 ‘죽고 사는 문제’라면 어떨까? 의학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한 현대까지도 생사(生死)의 문제만은 아직까지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말이다.

아직도 현대의술로도 못 고치는 불치의 질병들이 많이 남아 있다. 그리고 이미 죽은 생명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도 나와 있지 않음이 현실이다. 동양명의로 이름이 높았던 편작(扁鵲)도 죽음의 앞에는 두 손을 들라고 했듯이 아마도 생과 사는 영원히 조물주의 몫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생사야 말로 진정한 명(命)을 표현하는 명제가 아닐까?

목숨을 뜻하는 용어에는 명(命)·생명(生命)·수명(壽命)·단명(短命)·연명(延命)·운명(殞命)이라는 말들이 있다. 여기서 운명(殞命)이란 죽음을 뜻하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인간의 생사를 주재하고 주관함은 오직 하늘이라고 여겨 천명(天命)이라고 위안을 할 수도 있다. 또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라 여겨 사람이 죽고 삶은 모두다 하늘의 뜻이라며 장수(長壽)와 요절(夭折)은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이 그럴 듯하게 들릴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죽음(殞命)을 보면 삶이 보인다. 인생의 밑그림은 역설적으로 어떻게 죽는가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전생(前生)을 인정하는 서양사회나 윤회(輪廻)를 받아들이는 동양사회의 ‘삶과 죽음’에 대한 입장에서 본다면, 죽음은 삶의 끝이지만 새로운 ‘영혼의 삶’의 시작일 것이니 말이다.

□글/노병한:박사/한국미래예측연구소(소장)/노병한박사철학원(원장)/자연사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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