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신당 정책토론회, 샅바싸움 엎치락뒤치락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주자 이해찬 후보가 손학규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영어마을’을 단숨에 패대기 쳤다. 이에 발 맞추어 친노파 대선 주자 한명숙 후보와 유시민 후보도 얼씨구나 맞장구를 치며 손 후보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비노파인 손학규 후보와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정동영 후보도 손 후보를 거세게 몰아부쳤다. 손 후보가 경선룰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청와대가 노골적으로 손학규 배제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고 맞서자 정 후보는 “노 대통령은 당원도 아니고, 경선에서 엄정 중립을 지킬 걸로 생각한다”며, 손 후보를 비웃었다.

11일 오후 서울 상암 DMC(디지털 미디어 시티)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정책토론회. 최대 표밭인 서울에서 맞붙은 5명의 후보들은 이날 약속이나 한 듯이 서로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였다.

이날 친노 주자들은 손학규 후보의 경기지사 시절의 실적을 맘껏 파헤쳤다. 이해찬 후보는 “손 후보가 자랑하는 영어마을은 학력 인정도 안 되고 부모들과 하룻밤 자고 가는 곳일 뿐”이라고 못박았다. 한명숙 후보도 “(경기도에 일자리가 집중된 것은) 지사의 유.무능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에 모든 시설에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손 후보를 꼬집었다.

특히 이 후보는 유시민 후보에게 “손 후보가 (김영삼 정권의) 복지부 장관 시절 저출산 대책을 잘못 세웠는데 어떻게 보는가”라며, 넌지시 협공을 요청했다. 하지만 유 후보는 “(저출산 문제는) 장관에게 책임을 모두 묻기엔 무거운 사안”이라고 답해 두 후보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이에 대해 손학규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인지, 열린우리당의 경선인지 혼란스럽다. 청와대에서 노골적인 간섭 이야기가 들린다”며 “청와대나 관련자들, 소위 친노 세력에서 특정 후보 배제론을 이야기한다.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이었던 정 후보는 어떻게 생각하나”며 정동영 후보를 겨냥했다.

정동영 후보는 “경선은 치열하게 경쟁하되 동지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깔고 가야 한다”며 “손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의) 실질 채무가 7배 늘었다. 대신 축제 경비가 3배 이상 증가했다. 취약 계층에 대한 취업지원비는 16억원에서 6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줄일 것은 늘리고 늘릴 것은 줄인 것 아닌가”라고 손 후보를 깎아내렸다.

이에 손 후보는 “잘못 안 것 같다. 부채가 늘어난 건 첨단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사회간접자본 시설) 기반 조성에 주로 사용됐기 때문이다”며 “축제가 늘어난 것도 정 후보가 강조하는 평화를 위한 것이었다. 평화축전을 상당히 크게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후보는 정동영 후보와도 따가운 말총을 주고 받았다. 유시민 후보는 “정 후보가 개성공단을 혼자 다한 것처럼 말하는데 지나친 과장광고 아닌가”고 꼬집자 정 후보는 “당시 미국의 반대와 핵 위기가 있었다. 그걸 돌파해 낸 책임이 제게 있고, 그 책임을 100% 완수했다”고 발뺌했다.

이어 이해찬 후보가 “정 후보가 했지만, 제가 총리 시절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만나 잘 풀었고 물꼬를 터줬다”고 허를 지르자 정 후보는 “이 후보가 김영남 위원장을 만난 건 2005년 5월이고 개성공단을 뚫은 건 2004년 12월이다. 사실관계를 바로 잡겠다”고 답했다.

대통합민주신당 본경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친노와 비노의 치열한 기싸움은 1:3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는 친노파 3명이 힘을 합쳐 비노파 2명을 따로따로 공격하는 모습이란 그 말이다. 하지만 친노파의 연대도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할 것 같다. 15일 신당 1차 경선을 앞두고 후보단일화를 위한 힘겨운 샅바싸움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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