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확진자 지속에 2.5단계 설까지 유지…정세균, “자영업자에겐 송구”
건설잡부 하며 월세 버는 술집 주인, 코로나에 폐업하는 ‘탄핵 소주 무한리필’
코로나19 대기업·자영업자 온도차 너무 커…“오히려 대기업 사랑하는 정부”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가 2주간 더 연장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실망감이 더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현재 정부의 사회의 거리두기 방역기준을 설 연휴가 끝날때까지 2주간 그대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정세균 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국무총리실
정세균 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국무총리실

정 총리는 "이번 방역조치를 결정하면서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온 분들이 전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라며 "두 달이상 가게문을 닫은채로 영업시간을 줄이는 등 개점휴업 상태로 버티고 계신 수많은 자영업자분들을 생각하면 정말 안타깝고 송구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3차 유행의 마지막 고비를 하루 빨리 넘어 설 수 있도록 전국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께서 조금만 더 힘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린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번 조치를 듣고 충북 청주에서 주점을 경영하는 업주는 "또 2주냐? 9시 이후 거리두기가 12시 정도로 영업시간 확대를 예상했다"며 "오후 4시에 문을 열어 다음날 오전 3시까지 영업을 해왔는데 몇달 째 이렇다할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괜찮아지겠지라고 다독였지만 이젠 해도해도 너무한 것 같다. 최소 12시까지는 영업을 할 수 있게 해줘야 버틸 수 있는데 9시로 못을 박아 놓으니 밀집해서 술을 마시다가 한번에 훅 빠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며칠간 영업을 하지 않았다. 월세를 내기 위해서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도 받고 이후 인력사무소에 나가서 시멘트도 나르고, 철근도 나르고 이것 저것 하다가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어제 오전 장을 봤다. 자주 오는 손님들에게 문자도 돌렸다. 오후에 나온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 조치에 다리에 힘이 풀릴 지경이다. 어제부터 일이 하나도 잡히지 않아 오늘은 쉬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료될 때까지 건설현장 잡부를 하러 갈 생각이다. 월세를 내려면 어쩔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처음 적용되던 날 강북구 중심상권 수유리 먹자골목 풍경 (사진 / 강민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처음 적용되던 날 강북구 중심상권 수유리 먹자골목 풍경 (사진 / 강민 기자)

서울에서 정육식당을 하는 하는 한 영업자는 "요새 가게에서 구워서 고기를 먹는사람이 현저히 적다"며 "주로 고기를 사가고 평일 장사는 거의 포기하면 된다고 보면 된다. 한 종업원이 얼마 전 미안하다며 잠시 쉬겠다고 했는데 마음속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면 다시 나와서 일을 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직계 가족이어도 거주지가 다르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에 따라 설날에 모이지도 못하게 됐다. 적발되면 과태료 10만 원을 내야 한다. 정부는 가족 모임을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워 자발적 동참을 권유했다.

성북구에 사는 한 시민은 "자발적 참여라고는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자신있게 발표한 신고 포상금 제도 등이 있고 만약 적발시 과태료를 물어야 되는 등 좋은날 모여 서로 불편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작년 여름에 아이가 태어 났는데 지난 추석도 그렇고 이번 설도 그렇고 아직도 친척들 사이에서 데뷔(?)를 못해 '사이버 베이비'라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1주일 뒤에 다시 한번 완화 조치를 검토해 발표한다니 기다릴 수 밖에 없다"며 "2주 더 연장이라는 말을 몇번 들었는지 이젠 기억도 못할 정도. 대기업들이야 재택근무다 뭐다 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데 자영업자들은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어쩌면 이번 정부는 대기업들을 사랑하고 자영업자 같은 사람들은 무시해도 되는 발에 차이는 돌멩이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폐업하는 '탄핵 소주무한리필' 해물포차 ⓒ온라인 커뮤니티
코로나19로 폐업하는 '탄핵 소주무한리필' 해물포차 ⓒ온라인 커뮤니티

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박 전대통령 탄핵 될시 소주 무한리필 현수막을 걸어 유명세를 탄 한 해물포차 영업자가 '8년간 해온 업장...2월초에 폐업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 게시자는 울산 중심상권에서 영업을 하는데 술 한잔하러 오는 시간대가 7시인데 9시에 나가라하니 나라도 안 올듯이라며 폐업을 알렸다.

이 게시자는 한 네티즌이 소주 무한리필 현수막 건 사람 맞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 게시물에 '아저씨 머리에 그거 피에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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